[창간기획] 집 나간 2030 세대 잡아라…청년 '표심 잡기' 사활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에 국민의힘 호재 장예찬 "청년 참여 기회 늘리는데 초점" 권지웅 "민생 현안 끝까지 해결 노력해야"
2024-06-25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청년층 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국민의힘에게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이 호재로 작용했다. 국민의힘은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탈표를 되찾기 위해 정부·여당의 반발에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청년층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현안 대응이 필수라는 의견도 나왔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 의원은 지난해 60억원어치의 가상화폐 위믹스 코인을 80만여개를 보유했으며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트래블 룰) 시행일(3월 25일)을 앞둔 상황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민주당은 2030 세대에게 외면 받고 있다. 지난 5월 2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4.6%포인트(p) 떨어진 42.4%로 집계됐다. 특히 20대에서는 12.9%p, 30대 8.5%p 하락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윤 정부 출범 후 가장 큰 낙폭으로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이 본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실책을 놓고 국민의힘은 청년 세대의 지지를 받기 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힘은 4월 10일 대학생 대상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5월 1일에는 김기현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청년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청년 특위에서는 토익(TOEIC) 시험 성적 유효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24일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대학생이 학교로부터 성적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시행령을 정비하면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역대 어느 여당에서 이렇게 청년의 참여가 많이 보장된 정당이 없다"며 "청년들이 당의 정책이나 정부 정책에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게 하는 기회 등을 많이 늘리고 있다는 것이 방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 보좌역 제도가 사실 윤석열 정부의 청년 참여를 상징한다"고 강조하면서 당 차원에서 청년들의 참여 기회를 더 늘리겠다는 취지도 전했다. 이를 놓고 민주당은 이탈한 청년 표심을 되찾기 위해 과반정수를 활용해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5월 16일에 열린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의 면제 대상을 원리금 상환 이전, 상환 중에 폐업·실업·육아휴직 등으로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상환 유예가 불가피한 경우까지 적용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단독 처리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13일 이 법안을 놓고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규정지으면서 재논의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청년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양당의 행보에 권지웅 전 민주당 비대위원은 그들이 정당에 바라는 것보다 미흡한 모습을 보여줬던 적이 있어 예상보다 적은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권 전 비대위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까지 포함한 정당 모두 노력은 하고 있다"며 "하지만 2030의 신뢰를 얻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청년층에서는 각 정당에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며 "이번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민주당 정부 때 답답했던 것들이 개선되는 것을 바랬다"고 했다. 이어 "인사 과정에서의 공정이나 조국 사태에 대한 실망감 등이 있었다"며 "그것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한 청년들도 꽤 많았다고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권 전 비대위원은 "윤 정부가 인사하는 것을 보면 학교 폭력을 옹호했던 부모라도 문제 없다는 식으로 임명했다"며 "아빠 찬스를 썼음에도 검증이나 배제하는 조치 등도 없어 국민들의 눈높이로 맞출 수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인 경우 예전에는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모습에 대해 기대하는 것 같다"며 "청년층에서는 민주당이 최소한 국회의원 활동을 할 때 개인의 이익이 아닌 직무에 집중하는 것을 바랬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청년들이 실망했다"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으로도 해당 사안이 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지만 그 문제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이) 처음에 해명글을 비슷하게 올릴 때도 검찰이 과도하게 기획했다는 식의 표현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 때문에 실망을 줬던 것인데 그것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2030의 마음을 얻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청년들이 국민의힘에는 공정을, 민주당에는 도덕성을 기대했지만 양당 모두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여주면서 지지를 철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1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는 17.9%, 30대는 20.3%로 집계됐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15% 미만으로 기록돼 있다. 권 전 비대위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만났던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민생 현안들을 끈질기게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보육, 주거 등을 어떻게 집요하게 풀려내려고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세사기 피해 문제를 예시로 들면 피해자의 70%가 2030세대로, 삶이 무너질 정도의 큰 피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 문제를 끝까지 노력해서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분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사례들이 여러 개 쌓이다보면 2030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5월 22일에 발표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15일~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것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3.2%다. 아울러 12일에 발표한 여론조사는 5일과 7~9일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4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2.9%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