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K-패션·뷰티, 해외 시장 '진격'

국가별 특성 반영한 맞춤형 전략 중국 시장 두고선 시각 차이 존재

2023-06-2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K-패션·뷰티가 글로벌 시장을 향한 진격나팔을 불고 있다. 고물가, 출혈 경쟁, 소비 둔화 등 내수 시장이 악화되자 한류 열풍을 업고 해외 시장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한중 관계의 경색 분위기가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시장 개척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패션·뷰티는 특성상 국가별 문화, 유행, 이슈 등에 입각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 성장 동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세실업은 2001년 베트남에 첫 생산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지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해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패션 기업으로 꼽힌다. 전세계 9개국 22개 법인 중 10개가 베트남 시장이다. 지난해 한세실업이 베트남에서 만든 의류 수출 규모는 10억불(한화 약 1조 3000억원), 최근 3년간 베트남 법인에 투자한 액수도 2400만불(약 305억 4000만원)에 달한다. 또한,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양국 기업인 및 관계자들의 상호 협력을 위해 힘을 보탰다. 또한, 신규 공장 계획 등 현지화 정책을 지속 펼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현지 맞춤형으로 선보인 소용량 파우치 화장품이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신규 브랜드와 제품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파우치 화장품을 제안하고 있다. 코스맥스타일랜드는 올해 1분기까지 누적 기준 8000만여개 스파우트 파우치 화장품을 만들었다. 태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 초반 출생) 사이 파우치 화장품이 유행하고, 태국 전역 1만2000여개 이르는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접근성을 갖춘 것이 주효했다. 연내 소용량 파우치 제품 2200만개 추가 생산하고, 현지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품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여전히 중국 시장을 긍정적인 바라보고 사업을 강화하는 기업도 있다. 클린 뷰티 기업 마녀공장은 중국 시장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역직구 채널을 통한 판매채널을 늘리고 중국 현지 메이저 대행사를 통한 맞춤형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매녀공장의 해외 매출은 56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웃도는데, 세부적으로 일본(75.8%), 중국(10%), 러시아(4%) 등이다. 유근직 마녀공장 대표는 “중국의 경우 다른 화장품 업체들이 어려워하거나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녀공장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자 플러스 알파를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글로벌 SPA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시장 직진출을 택했다. 기존에는 중국에서 한국과 다른 중국 전용 상품을 기획·판매하는 현지화 전략을 고수해왔다. 올부터 한국 스파오가 ‘선봉대’ 역할을 자처해 국내 상품, VMD(비주얼 머천다이저), 마케팅 요소를 중국 시장에 심어 넣겠다는 그림이다. 이랜드월드는 중국 내 매장을 연내 15개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스파오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는 물론 다른 브랜드인 후아유의 현지 직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글로벌 패션그룹 ‘베스트셀러’사와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중국 사업 전개를 위한 중국 합작법인(JV) 설립을 매듭지었다. ‘베스트셀러’는 중국에서 최상위 패션 기업으로 방대한 유통망을 자랑한다. 현재 중국 내 5000여개 이상 매장을 확보했고, 티몰, 위챗 등 각종 온라인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더네이쳐홀딩스·베스트셀러 중국 JV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중국 사업을 도맡는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전세계적 리오프닝이 재개했지만 중국 시장의 경우 예전과 달리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K-패션·뷰티 기업들이 미주, 아시아 등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 시장에 그간 투자를 많이 한 기업도 있고,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 다시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측하는 기업도 있을 것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K-패션·뷰티 간 시각 차이는 존재해 패션기업들의 대중국 사업 전략 또한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