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규모 축소에 미소 짓는 대한항공

기재·인력 등 사세 줄어드는 추세 엔진 호환성 등 운영 측면서 이득 M&A 완료 시점 지연, 금융 비용↑

2024-06-21     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사세가 전반적으로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인수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항공은 자연스레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여객기 67대, 화물기 11대 등 총 78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때 아시아나항공의 기재는 86대에 달했지만 8대(9.3%)나 빠진 상태다. 이는 기단 최신화 과정에서 노후기 송출과 신조기 도입을 반복하고 있으나 주문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당초 계획에 따르면 81대를 유지하고 올해 3대를 들여오기로 돼있는데 전세계적으로 발주량이 밀린 탓에 1대만 인계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모두 포함한 아시아나항공 전체 직원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8248명으로, 9155명이 재직하던 2019년 12월 31일 대비 907명(9.91%)이 이탈했다. 객실 승무원을 비롯한 신규 인력 채용을 못한 부분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지난해와 올해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주 1회 운수권을 부여했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을 포함한 경쟁사들이 중장거리 운수권을 확보하는 것과는 영 딴판이다. 이는 관계 당국이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을 고려했기 때문에 신규 노선 배분에서 후순위로 밀렸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의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제반 상황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우선 규모의 경제에 따른 대규모 기단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핵심 장치인 엔진 문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대한항공 정비본부가 취급하는 항공기 엔진은 프랫앤휘트니(P&W)·제네럴 일렉트릭(GE)·CFM 인터내셔널(CFMI)·엔진 얼라이언스(EA)에서 제작한 제품들이다. 아시아나항공 기재에 장착된 일부 엔진은 대한항공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제작사와 일부 일치하지만 롤스로이스 plc 트렌트(RR Trent)·인터내셔널 에어로 엔진(IAE) 등에서 만든 경우도 상당하다. 국토부 항공기술과가 제공한 과거 자료와 대비해보면 이를 반영하듯  아시아나항공은 IAE V2530-A5 엔진을 달고 있던 A321-100 1대와 V2527-A5 엔진을 갖췄던 A320-200 4대를 퇴역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력이 줄어드는 점에 대해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지만 기우라는 지적이다. 2020년 12월 2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정년 퇴직·자발적 사직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 인력은 양 사 연간 합계 약 1000여명"이라며 "부서 이동 등으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계산된 부분인 만큼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 셈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몽골·뉴질랜드·이탈리아·태국·싱가포르 등 국제선 운수권 추가 배분도 받은 상태다. 아직 미국·유럽 연합(EU)·일본 경쟁 당국의 결합 승인 심사가 남아있고, 슬롯 일부를 양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사히 협상을 마쳐 차례로 인수·합병(M&A) 절차를 통과할 것이라는 것이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예상보다 M&A 완료 시점이 늦어져 금융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대한항공에 악재다. 대한항공은 국내외 경쟁 당국이 기업 결합 심사를 긍정적인 마친 후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 인수에 유상 증자로 확보한 1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이 올해 1분기 말 2013.9%로, 지난해 말 1780.1%보다 233.8%p나 높아지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마냥 느긋함을 유지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