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주가조작에도 당국 ‘불공정거래 적발’ 줄어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 5년 간 3억원에 그쳐
2024-06-21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최근 금융시장에서 잇따라 주가 조작 세력이 판을 쳤지만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적발은 오히려 최근 4년간 매년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신고 포상금도 최근 5년간 총 3억2000여만원에 그쳤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와 관련한 적발 실적은 2017년 139건에서 2018년 151건에서 2019년 129건, 2020년 94건, 2021년 80건으로 매년 감소했다. 2021년을 기준으로 보면 미공개정보 이용이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정거래가 12건, 시세 조종과 지분 보고의무 위반이 각각 10건이었다. 이밖에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포함한 기타 사항이 14건이었다. 검찰은 최근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온라인 주식정보 카페 운영자 강모 씨가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여러 상장사 주식을 매매하면서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 행위로 주가를 조작,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정매매는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드러난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라덕연씨와 유사한 수법이다. 불공정거래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투자자들이 모이는 주식 부티크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진화하면서 신종 기법과 함께 리딩방, 포털 주식 카페, 증권방송, 유튜브, 카카오톡 등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적발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자본시장이 건전해졌다기보다는 당국이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갈수록 주가 조작 등의 수법이 치밀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신고 대가가 적다는 점이다.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지급 현황을 보면 2017년 5건, 2018년 3건, 2019년 2건, 2020년 5건, 2021년 1건 등 5년간 16건에 불과했다. 포상 금액 또한 2017년 8727만원, 2018년 6240만원 2019년 3820만원, 2020년 1억2400만원, 2021년 1185만원 등 총 3억2372만원에 그쳤다.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의 투자자 피해가 수천억 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상 제도 활용이 미비한 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도 이런 문제 등을 고려해 올해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오는 12월 말까지 특별단속반을 구성하고 투자설명회 현장 단속, 유사 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일제·암행 점검에 나서며 ‘리딩방’ 관련 집중 신고 기간도 함께 운영한다. 금감원은 불법 공매도, 사모 전환사채(CB)·이상과열 업종 관련 불공정거래 기획조사를 지속하고, 상장사 대주주의 내부 정보 이용 등 신규 기획조사도 발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