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新유통강자’ 쿠팡, 유통업계 새 판 짠다
만년 적자 벗고, 성장 릴레이 이어가는 쿠팡 쿠팡, 올 1분기 매출액…신세계와 롯데 제쳐
2023-06-21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지난해 연매출 26조원을 돌파하며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쿠팡이 유통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유통 빅3는 일명 ‘쿠팡·이마트·롯데쇼핑’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올 1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며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매출을 넘어섰다. 쿠팡은 올 1분기 매출이 7조3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각각 올 1분기 매출 7조1354억원과 3조562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마트가 연결기준 매출액이 쿠팡에 뒤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쿠팡 매출은 6조1653억원 이마트는 7조원으로 1조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쇼핑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쿠팡이 선보인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을 통한 ‘록인(Lock-in·묶어 두기) 효과’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4%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쿠팡은 빠른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며, 전국 30여개 지역 100여 개 이상 물류센터와 배송 캠프를 확보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흑자를 이어가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매직’이 통했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쿠팡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최근 일부 물류센터 건립을 재정비하는 등 비용 부담을 큰 폭으로 낮췄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최근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하며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멤버십 혜택은 이마트,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6개 계열사 5% 할인 제공을 시작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쿠팡과 납품가 갈등으로 거래를 끊은 업체인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연합군을 형성했다. 롯데는 이커머스 롯데온의 체질 개선과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새벽에 온’을 종료하고, 돈 안 되는 분야는 과감하게 접으며 선택과 집중을 위한 재정비 중이다. 롯데온을 통해 흩어진 계열사별 혜택을 하나로 모으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기존 오프라인 강자인 롯데를 추월하고 신세계 턱 밑까지 쫓아올 정도로 성장해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쿠팡 쪽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라며 “올해는 롯데가 숨고르기를 하는 사이 유통 황제 자리를 놓고 쿠팡과 신세계가 치열하게 패권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