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빅블러 시대’ 너도나도 혁신금융
금융권 AI데이터 라이브러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한銀 예금중개서비스…거래소 연내 ST시장 개설
2023-06-21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금융권이 빅블러(업종‧서비스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시대에서 혁신을 위해 뛰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 기존 서비스와 내용·방식·형태 등이 다른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심사에 통과하면 규제 적용 특례를 받는다.
21일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팀은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심사를 맡은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기술·금융·법률‧소비자보호 분야별 전문가, 금융위 부위원장 및 관계부처, 국조실‧행안부‧기재부‧과기부‧중기부‧산업부 차관(급),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국핀테크지원센터장 등이 참석한다. 혁신금융서비스 심사에 통과하면 별도의 금융업 인허가 없이 지정 받은 범위 내에서 혁신금융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다. 인허가·등록·신고, 지배구조·건전성·영업행위 등 금융관련법령 규제에 대한 특례도 적용된다. 최근 심사에서는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서비스가 논의됐다. 새롭게 마이데이터를 허가받은 사업자는 신규로 지정됐고, 2년 전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지정한 곳은 기간 연장에 성공했다. 해당 서비스 지정 기간은 2025년 5월25일까지다. 신용정보주체(개인)가 인증 한 번 만에 금융사, 핀테크기업 등이 보유한 개인신용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전송하는 서비스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을 연장받은 업체는 루센트블록과 펀블(부동산 조각투자 수익증권 거래플랫폼, 부산은행(은행 내점 고객 대상 디지털 실명확인 서비스), 하나은행(안면인식 기술 활용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등이다. 금융위가 규제개선 요청을 수용한 곳은 신한카드(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 KB국민은행(통신요금제 판매, 알뜰폰 서비스) 등이다. 이날 심사에서는 ‘금융 AI데이터 라이브러리’가 주목받았다. 혁심금융서비스로 지정된 AI데이터 라이브러리 운영은 7월 시작된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산업에서 AI의 경쟁력‧신뢰도 제고를 위해 양질의 빅데이터 확보를 지원하겠다”며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의 차질없는 구축’과 데이터 결합 전문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AI 도입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정비해 활성화에 집중하면서, AI기능별 규제 시스템을 구축해 가이드라인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혁신금융서비스에 도전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자사 애플리케이션 ‘쏠(SOL)’에서 예금중개·대출비교 플랫폼을 선보였다. 예금 금리를 단순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이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추천‧중개하는 서비스다. 날마다 업데이트되는 51개 금융사의 예·적금, 48개 금융사의 대출 등 금융상품 최신 정보를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어 고객 편의가 향상됐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금융거래 패턴도 분석해 우대금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금리 시뮬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금은 은행 자체 상품과 신한저축은행 예적금 상품만 가능하지만, 7월 이후에는 10개 이상 제휴 금융회사 상품도 추가될 예정이다. 토큰증권(ST) 시장도 열린다. 거래소는 디지털 증권시장이 출범할 수 있도록 이달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법 개정 기간을 고려하면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하는 특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토큰증권 제도의 본격 시행은 입법 논의 과정 등을 거치면 내년 말쯤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