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韓바이오에 세계 관심 집중
대웅제약 신약, 매출 호조 기록하며 해외서 '러브콜' 삼성·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미국 의약품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
2023-06-22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국내 제약사들이 보유한 핵심 기술과 신약이 해외 허가당국 및 글로벌 제약사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경기 부진 가운데서도 유례없는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대기업 바이오사들도 잇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을 받는 등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키워 경제 활성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순수 국산 기술로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달성한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3건의 신약 및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1조 162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기술수출 계약 중에서 단일 기업 기준 대웅제약이 맺은 기술수출 금액이 동종 업계에서 최대 규모다. 대웅제약의 1분기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 등 고수익성 제품 위주의 전문의약품의 선전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FDA 승인 받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전체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923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인데,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1976억 원 대비 4.7% 증가한 2069억 원을 기록했다. 그중 신약인 펙수클루와 더불어 개량신약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토바젯,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젯 등 수익성 높은 제품군들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펙수클루의 1분기 처방액은 108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6% 증가했다. 펙수클루는 최근 모로코에도 수출 계약을 체결,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나보타 부문은 전년 동기 304억 원 대비 40.3% 성장한 42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수출은 228억 원에서 3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성장했다. 신약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진국형 제약산업’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대웅제약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업체들은 특히 미국으로부터 의약품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은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 사태에 시달리는 중이다. 최근 미국은 의약품 공급 파트너로 중국이나 인도가 아닌, 국내 바이오사를 택했다. 미국은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중심의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의 행보에 발맞춰 양국의 바이오 협회 간의 교류가 활발히 진행된 끝에, 양국 간 공동 연구, 생산, R&D 및 시장정보 공유 등을 위한 협업방안 및 협회 회원사 파트너십 활성화 방안 등이 이뤄지게 됐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중국과 인도에서 제조한 약품은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며, 의약품 부족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안전성을 증명한 국내 제약사들이 수혜를 입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의 문턱을 나란히 뛰어넘고, 오는 7월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휴미라는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기준 약 212억 3700만 달러(한화 약 27조 608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국 시장에서만 글로벌 매출의 87% 이상인 약 186억 1900만 달러(한화 약 24조 20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수요가 매우 높아 공급 안정화가 절실한 상태다. 제약바이오 시장에서의 성과가 이어지자, 정부는 관련 산업 성장을 독려할 구체적인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제2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어 기존 3개 산업(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에 더해 바이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월부터 범정부 차원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등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바이오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됐다는 것은 그간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관련 산업을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물론 국가의 전략적 안보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