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재자' 발언에 미중 대립…"불일치, 놀랄 일 아냐"

中 "외교적 예의 위배로 정치적 존엄성 침해…노골적 도발" 美 "책임감 있게 소통선 유지…우리 가치 주저 없이 옹호"

2024-06-22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미 백악관은 입장 차이라고 치부해 대립하는 양상이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에 방문해 양국 간 관계 회복을 모색한 지 하루 정도 지난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와 두 나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도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올해 2월에 발생한 정찰풍선 갈등에 관해 시 주석이 경위를 몰라 매우 당황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차량 두 대 분량 첩보 장비가 실린 풍선을 격추했을 때 시 주석이 매우 언짢았던 까닭은 그것이 거기 있는 사실을 그가 몰랐기 때문"이라며 "무엇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큰 창피로 풍선은 거기로 가선 안 되는 것이었지만 경로를 벗어난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을 콕 집어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독재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시 주석이 독재자라고 언급한 것이다. 이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매우 터무니없고 무책임하며 기본적인 사실과 외교적 예의에 엄중하게 위배돼 중국의 정치적 존엄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이는 노골적 정치적 도발이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 미 백악관은 잘못된 것이거나 실언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장관은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계속 관리하고 열린 소통선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며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차이점에 대해 솔직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민주주의와 독재정치에 관한 명확한 차이를 포함해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영역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하고 있다"며 "또 우리의 가치를 주저 없이 옹호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텔 수석부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미중이 차이점과 불일치가 있다는 게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이 외교를 믿기에 이번 장관의 방중이 추가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오판을 피하고 오해를 풀어 관계를 관리하는 책임감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 영역이나 일부 차이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이 더 이상 해명되거나 해석될 필요가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상당히 명확했다"며 "그것은 중국과 관련된 우리의 접근법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통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를 거론한 것일 뿐이며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