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동·녹색' 등 제3세력과 재창당"…금태섭·양향자 신당엔 선 그어
25일 이정미 대표 기자간담회서 '재창당' 방향 설명 "기득권 양당 체제 뛰어넘을 의지 가진 세력 만날 것" 진보당엔 "신뢰의 토대 쌓아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
2024-06-25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의당이 '노동·녹색'의 시민사회를 비롯한 제3정치세력과의 통합과 연대라는 '재창당' 방향을 밝혔다. 다만 최근 정치권에 가시화되는 이른바 '제3지대' 세력,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의 신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원내 유일 진보정당의 노선을 확고히 하면서 거대 양당과의 거리를 확실히 두겠다는 것이다.
이정미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의 재창당 방향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의 경계를 더 넓게 확장하고, 더 깊게 아래를 향해야 한다"며 "정의당이 추구하는 사회 비전에 동의하면서 더불어 기득권 양당 체제를 뛰어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분들이나 세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전날(24일) 전국위원회에서 제3의 정치세력과의 신당 추진안을 결의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어제 결정한 신당 추진은 그러한 세력들이 가시화되고, 우리의 기준에 부합되는 정치세력이라면 통합이나 합당을 통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라고 부연했다. 통합 대상과 방식에 대해서는 "어떤 특정 정치 단체나 정치 집단일 수도 있고 특정 정당일 수도 있다"며 "(통합) 논의할 때 결국 당 대 정치세력, 당 대 정당, 상호 간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정의당의 지위나 권한 등을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크게 3가지 축을 생각하고 있다"며 "노동시민사회와 녹색당을 포함한 기후정치세력, 그리고 '로컬 파티'와 같은 지역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거대 양당 탈당 세력과의 통합 논의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거대 양당을 반대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계관을 공유해야 하는 하나의 당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정의당이 항상 새기는 사명은 바로 진보 정치"라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의 '신당'과의 연대 내지 통합을 일축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 대표는 "그분들(금태섭·양향자)이 살아왔던 궤적, 공당을 선택해 왔던 과정들을 놓고 볼 때 그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싫어서 '싫은 사람 다 함께 모이자'라는 식의 신당 추진 방식은 우리 국민들의 삶을 해결하는 데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정당으로 우뚝 서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과거 통합진보당에서 비당권파들과 당권파 간 갈등을 빚었던 진보당에 대해서는 신뢰 회복을 전제로 한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진보당과의 관계 문제는 기존 하나의 당에서 분화·분열되는 과정들을 거치면서 서로 여러 가지 아픔과 상처들이 있었다"며 "인위적인 통합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이번 총선에서 다양한 공동 공천 전략 등을 비롯한 공동의 사업들을 추진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의 토대를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당내 신당 추진사업단을 구성해 9월 중순쯤 구체적 신당 추진안을 정하고, 9월 말∼10월 초 당 대회를 열어 이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