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청개구리 손님 잡아라”…유통업계, 고물가에 '역시즌 마케팅' 강화

역시즌 전용 제품 생산도…매해 시즌리스 상품 수요 증가 패딩부터 트리까지…떨이 아닌 ‘스마트 쇼핑’ 인식 확대

2023-06-26     김민주 기자
사진=LF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유통업계가 한여름 패딩‧코트 등 겨울 시즌상품을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업계를 넘어 편의점‧백화점‧홈쇼핑 등까지 유통가 전반에 ‘역시즌 마케팅’이 번지고 있다. 재고 처리는 물론, 역시즌을 겨냥한 때이른 신제품 출시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겨울 상품 제조가 몰리는 시기를 피해 한여름에 겨울옷을 만들면 원가를 낮출 수 있단 계산에서다.  고물가 시대에 비싼 겨울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 수요 확대가 역시즌 마케팅을 가속시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파악하는 데 용이하고, 재고 관리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패션 상품은 여름보다 겨울용이 마진율이 높아 수익을 내기에 효과적이란 평이다. LF 트라이씨클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아울렛 ‘하프클럽’은 내달 2일까지 FW 시즌 인기 아우터, 모피 등 약 2600종의 겨울 의류를 최대 90% 할인 판매한다. 몽클레어, 막스마라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비롯해 디스커버리, 올리브데올리브 등 캐쥬얼 브랜드까지 다양한 상품을 할인가에 내놓는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페트레이’도 프리오더 세일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새로운 윈터아우터 12종을 20% 할인한다. 편의점 이마트24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제이닷 프리미엄 크리스마스트리’로 높이 180cm 크기, 잎의 수가 일반 트리 대비 10배 이상 많은 하이엔드 트리다. 1600개 LED전구와 방수케이스도 함께 구성했다. 시중가 60만원대지만, ‘하이엔드 크리스마스 트리 얼리버드 행사’ 기간 동안 35% 할인 적용해 39만9000원에 판매한다. 구입을 원하는 고객은 이마트24 매장에 방문해 카탈로그를 보고 상품을 결제한 뒤, 배송 주소와 배송 희망일 정보를 남기면 오는 8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홈쇼핑업계도 앞다퉈 겨울용 의류를 성수기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예년보다 역시즌 상품 판매 방송을 2주 앞당겨 편성했다. 한여름에 밍크와 무스탕 등을 구매하는 역시즌 쇼핑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단 판단에서다. 여름휴가로 패션 상품 수요가 줄어드는 6∼8월 역시즌 상품을 통해 매출을 제고시키겠단 복안이다. 역시즌 마케팅 효과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SSG닷컴(쓱닷컴)을 통해 지난달 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아웃도어 역시즌 행사 매출이 지난해보다 221.2% 신장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K2와 네파, 코오롱스포츠 등 인기 브랜드 겨울 상품을 최대 70% 할인해 판매한다. 네파 거위 털 패딩 등은 5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다. 이달엔 ‘스포츠 쓱세일’도 열어 인기 브랜드 겨울 상품 할인 판매를 이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팔리지 못한 재고들을 떨이에 판다는 인식이 컸지만,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 속 합리적인 가격을 최우선시 하는 ‘스마트 쇼퍼’들의 증가로 역시즌 행사는 유통업계 주요한 행사로 자리 잡혔다”며 “해마다 할인 폭이 큰 역시즌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을 다양한 내부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빨리 찾아와 겨울 용품 행사를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 시작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