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권익위·방통위원장 동시 교체…이동관 임명설에 野 '반발'
김홍일·이동관 29일 내정 전망 이재명 "언론인 80% 지명 반대"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하면서 취임한 지 1년 1개월여 만에 행정부에 속한 장관급 인사 모두 현직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다만 차기 방통위원장 임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9일께 새 권익위원장으로 부산고검장을 지낸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새 방통위원장으로 내정했다. 현재 권익위원장은 전현희 위원장으로 27일 퇴임한다. 또한 지난 23일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의혹으로 기소돼 면직 처분됐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임명된 인사들이다.
국무회의 규정에 따르면 두 위원장 모두 안건 의결 정족수에 포함된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2008년 두 부처가 설립된 후 통상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들 모두 국무회의 참석과 윤 대통령을 상대로 한 대면 업무보고에서 배제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신구 정권의 불편한 동거도 끝나 국무회의 참석·대면 업무보고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TV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등의 방송 개혁을 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이행하기 위해 두 기관의 역할과 기능도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특보의 지명을 철회하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기자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언론인 80%가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지명에 반대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은 끝내 지명을 강행할 태세"라고 거론했다.
이어 "종편 기자들도 75%가 반대했다"며 "이명박(MB) 정부 당시 언론 장악 주역으로 자유를 뺏고 군림했던 과거에 대한 심판이자 다시는 퇴행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민도 언론인도 반대하는 오기 인사 그만해야 한다"며 "언론 장악은 물론이고 아들 학폭 은폐 의혹까지 있는 이 특보는 방통위원장은커녕 특보조차 자격 없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특보를 끝내 방통위원장으로 임명을 강행하려 하느냐"며 "MB 정부 시절 감사원을 통해 KBS를 감시하고 꼬투리를 잡아 정연주 당시 KBS 사장을 내쫓고 양심적인 기자들을 대량 해고했던 악행을 반복하려는 저의가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찬대 최고위원은 "언론장악 기술자로 불리는 자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하겠다는 것은 대놓고 방송 탄압을 하겠다는 선언이자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 행위"라며 "국민은 대통령실과 법무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지 질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