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부실 우려… 잔액·금리·연체율 ‘3高’

잔액 기준 약 35조 원 ‘육박’…평균 연체율 2.13%

2023-06-26     홍석경 기자
카드론과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서민들의 급전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늘고 있다. 카드론 금리는 법정최고금리인 20%에 가까운 수준인데, 차주들의 상환능력 저하로 연체율이 악화하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전업카드사 8개사의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4668억원 증가한 34조 9865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서비스 잔액도 6조 353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670억 원 증가했다. 중저신용자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유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자산규모 상위 저축은행들은 최근 연체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소액신용대출 취급 규모를 줄이면서 자금 사정이 급한 서민들이 카드론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카드론 금리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해 14%대를 돌파했다. BC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카드사의 5월 평균 금리는 14.12%로 전월(13.88%) 대비 0.24%포인트 올랐다.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15%로 상승했다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해 올 4월까지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어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론 평균 연체율은 2.13%로 2021년 1분기(1.79%)와 비교해 0.34%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 연체액은 2021년 1분기 6200억 원에서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증가해 올 1분기 7600억 원으로 늘었다.

서민들의 카드론·리볼빙 연체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 가계부채의 약한 고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사의 부실 우려 채권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채권비율도 2년 만에 처음으로 평균 1%를 넘어섰다. 2021년 1분기 0.99%였던 비율은 올해 1분기 1.04%로 치솟았다.

최승재 의원은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늘리는 등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서민들이 연체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금리의 카드론에 대한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리볼빙의 위험성 안내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