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구속영장

8억원 수수 혐의…최측근 양재식 전 특검보에도 영장

2024-06-26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검찰이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2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박 전 특검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측근인 특검보 출신 양재식 변호사에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나 죄질이 불량하며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박 전 특검 본인과 관계자들을 통한 증거인멸 정황 등을 고려해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변호사에 대해선 “본인이 적극적으로 범죄 실행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실제로 8억원을 받았다고 본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최종 불참했다.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우선 박 전 특검이 양 변호사와 공모, 2014년 11∼12월 컨소시엄 출자 및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해 남욱씨 등으로부터 대장동 토지보상 자문수수료, 대장동 상가 시행이익 등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2015년 대한변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도 현금 3억원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이후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박 전 특검이 약정받은 금품 규모도 줄어들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장동 사업의 주도권을 넘겨받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에게서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0억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 2015년 4월 박 전 특검이 5억원을 실제로 받은 것으로 봤다. 5억원은 토목업자 나모씨로부터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씨와 박 전 특검을 거쳐 김씨에게 전달돼 대장동 사업 협약체결 보증금으로 사용됐다고 봤다. 검찰은 김씨와 남씨, 회계사 정영학씨 등 민간업자들이 청탁의 대가로 박 전 특검에게 이 돈을 건넨 것이고, 박 전 특검이 다시 김씨에게 보냄으로써 대장동 사업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