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안한 시장에 월세 선호현상 지속
서울 1~5월 임대차 거래 절반이 월세
2024-06-27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정부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전세사고가 집중됐던 비(非)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단독다가구) 보증부 월세 및 순월세 거래는 총 11만8837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전·월세 거래 23만2682가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51%였다. 월세 비중은 재작년 42%이던 것이 작년 48%를 기록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절반 이상을 넘겼다. 유형별로보면 단독다가구는 월세 비중이 재작년 56%에서 올해 7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세대연립이 31%에서 46%, 아파트가 36%에서 41%로 늘었다. 아파트보다 시세 추정이 어려운 빌라 등을 중심으로 월세 선호가 뚜렷했던 것으로 읽힌다. 최근 마포구에 집을 구한 A씨는 "집을 알아볼 때 처음부터 보증금 대신 월세를 낼 수 있는 집을 알아봤다"며 "원래 깨끗한 오피세텔을 알아봤지만 이런 보증부 월세가 거의 없어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용 18㎡ 주택을 보증금 8000만원, 월세 3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조금이라도 전세사고 위험을 피하고자 비용 부담이 더 큰 보증부 월세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혹시나 내가 사고 피해자가 될까' 걱정하는 마음이 아직 있다"면서 "은행에서도 기존 전세대출 여부를 몇 번이나 물어보는 것이 꼭 사고 날까 걱정하는 것 같았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여기에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변동형 금리는 지난 한 달 새 0.28% 오른 연 3.83~5.55%를 기록했다. 전세대출 금리가 다시 움직일 조짐을 보이면서 "차라리 월세가 낫다"는 세간의 인식을 자극하는 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이 아직 변곡점에 있는 상황이라 당장 이렇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수십 년 동안 전세를 위주로 돌아갔던 시장에 월세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도 분명하게 인식했다"고 밝혔다. 월세 선호 현상이 많아지면서 공인중개업소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세와 월세의 중개 수수료 차이가 큰 데다, 매매 거래도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개업 중개업소는 1094개에 그친 반면, 휴폐업은 1441개 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인중개사 수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