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방학동에 김수영문학관 27일 개관
2014-11-21 유원상 기자
[매일일보 유원상 기자] 혼탁한 시대 속에서도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먼저 일어나는 풀처럼 살다간 시인 김수영은 우리나라 대표적 저항시인이다. 때론 날카롭게, 때론 준엄하게 시대를 노래했던 김수영을 위한 공간이 도봉구 방학동에 탄생했다.도봉구는 민선 5기 시작부터 준비해온 김수영문학관 조성사업을 마무리 짓고 27일 개관식을 갖는다.새로 문을 여는 김수영문학관은 도봉구 해등로 32길80(방학동)에 위치, 기존 방학3동 문화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대지 580㎡, 연면적 1201.67㎡로 지하 1, 지상 4층 규모다.정형적인 문학관으로부터 탈피해 자유롭고도 소박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1층은 시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2층에는 시인 서재와 친필원고 등 유품을 전시했다. ‘문학적 산책’ 콘셉트를 적용한 사색공간을 마련, 시인의 정신세계를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3층 도서관은 일반열람실과 별도 휴게공간으로 이루어져 자유로운 열람을 도우며, 4층에는 각종 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는 강당이 마련됐다. 옥상은 데크와 휴게의자 등을 배치해 휴게공간으로 조성했다.문학관 일대는 문화의 거리로 변신했다. 구는 문학관과 뛰어난 지리적 연계성을 지닌 원당샘공원과 방학동 은행나무(서울시 보호수1호), 연산군묘, 북한산둘레길 등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었다.뛰어난 자연환경과 각 문화유산이 품은 스토리들이 한데 어우러진 거리는 모두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선사한다.김수영문학관과 문화의거리 조성에는 총 12억5000만원(시비 5억5000만원, 국비 7억원)이 사용됐다.구는 김수영문학관 조성 추진위원회를 구성, 유족 김현경 김수명 여사로부터 소장유품을 무상기증 받았다.개관식은 27일 오전 10시에 개최된다. 1부 개관식은 현판제막식과 기념행사, 축하공연, 시설관람 순으로 진행한다.김현경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문학계 관계 인사들이 함께하며, 축하공연으로는 버스킹밴드의 공연과 김수영문학상 수상자의 시 낭독, 김수영의 시를 시적 움직임과 마임적 퍼포먼스로 재해석한 시극 등을 선보인다.
2부 학술심포지엄은 ‘시인들의 시인 김수영의 현대성’을 주제로 열린다. 이영준 경희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황현상 고려대 명예교수가 기조연설을 한다.
또 김명인 인하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발표와 토론도 열린다. 발표내용은 △김수영, 이미지, 그리고 1960년대의 정동(조강성 인하대 교수) △시적인 것과 신적인 것(정한아 연세대 교수) △김수영 시에 나타난 ‘소리’ 들 (김수이 경희대 교수) △김수영·모더니티·현대성(고봉준 경희대 교수) △김수영과 시선의 정치학(이광호 서울예대 교수) 등이다.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도봉구에 김수영 시인의 본가와 시비, 묘지 등이 있는데 이번에 문학관을 건립함으로써 한 단계 문화적으로 더 성숙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문화, 역사가 어우러진 공간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아 문화중심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