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존권 촉구…신산업 분쟁 연일 커져

비대면진료·리걸테크·모빌리티 등 ‘혁신산업’ 규제・이익단체에 제동 ‘타다 사태’, 신구 갈등의 대표 사례…“갈등 필연적, 발전 저해 안돼”

2024-06-28     김원빈 기자
이영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신구(新舊)산업 간 갈등이 점증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혁신기술을 기존 제품 및 서비스에 결합한 신산업이 기존 산업과 지속해서 충돌하는 양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진료·리걸테크·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 만연하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산업으로 분류되는 벤처·스타트업은 규제 샌드박스 등에서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에 기반한 사업 모델(BM)을 발굴하더라도 시장에 진출해 이것으로 사업을 전개하기가 쉽지 않다”라면서 “주로 낡은 법률적 규제나 기존 이익단체와의 충돌 등을 벤처·스타트업이 극복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규제 뽀개기’에 착수했다. 규제 뽀개기는 규제애로가 있는 벤처・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을 도와주는 서포터,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규제개선 필요성을 판단해줄 국민판정단, 객관적인 시각에서 논평을 해줄 전문가까지 참석하는 토크콘서트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번째 주제는 비대면 진료가 포함된 의료・바이오가 선정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약품 자판기 등 분야의 현직자가 정상적인 사업을 방해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를 비판했다. 당시 현장의 한 업계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더라도 기존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거대 기업이나 이익 단체와의 갈등으로 사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규제 문제의 경우 적극적 소통으로 일부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구산업과의 갈등은 원점에서 해결되기가 쉽지 않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신구산업 간 갈등이 사회적으로 극대화 돼 드러난 사건은 일명 ‘타다 사태’다. 타다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당시 모빌리티 업계의 혁신산업으로 불리며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으로 정상적 사업을 영위할 수 없었다. 지난 1일에는 이와 관련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대법원 3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성욱 VCNC(타다 운영사) 대표와 이재웅 전 쏘카 대표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쏘카 소유 승합차 약 1500대를 이용해 268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검찰은 그를 여객자동차법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소모적인 정치・사회적 논쟁 속 한국 모빌리티 업계의 혁신 시기가 한차례 늦춰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비대면 법률 플랫폼을 필두로 한 리걸테크 업계도 유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리걸테크의 경우 법률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이익단체의 집중적인 견제로 사업 전개에 있어 유・무형의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여야 의원 등으로 구성된 국회 ‘유니콘팜’은 최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개정안은 변호사 광고에 대한 규제 권한을 변협이 아닌 대통령령에 부여하고 변호사 광고 수단에 ‘어플리케이션(앱) 광고’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주요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존 산업과 신규 산업이 충돌하는 상황은 어느 사회에서나 불가피한 현상으로 여겨진다”라면서도 “다만, 기존 세력의 이권이 새로운 혁신산업의 출현과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