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중경색에 엔저까지…면세업계, 엔데믹 호재 놓칠라 울상

한-중, 여름 휴가철임에도 항공 일부 노선 운항 중단 ‘중국’ 다음 큰손인 ‘일본’ 고객, 엔저로 가격경쟁력↓

2023-06-29     강소슬 기자
면세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가 올해 1분기 리오프닝 이후 흑자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한중 경색에 엔화 약세까지 겹쳐 실적에 악영향을 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양국 간 항공 여행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에 국영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엔화 약세로 상황은 더 악화됐다. 한국 면세점에서 일부 수입 화장품의 판매 가격이 일본 백화점보다 비싸지며 한국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된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중국 노선 이용객 수는 120만6374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721만3038명)에 견줘 5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미 항공 노선이 줄어든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한중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김포∼베이징을 오가는 노선 운항을 8월 1일부터 올해 하계 운항 스케줄이 끝나는 10월 28일까지 멈춘다. 인천∼샤먼 노선 역시 8월 9일부터 10월 28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 6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을, 7월 8일부터는 인천∼선전 노선을 각각 중단한다. 인천∼시안 노선은 이미 지난 20일 10월 28일까지 운항을 중단한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총 60개국으로 허용했지만, 여전히 한국행 단체여행은 불허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면세업계의 큰손 고객으로 불리는 일본 관광객 매출도 엔화 약세로 인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엔저 현상으로 8년 만에 100엔이 800원대로 내려갔으며, 29일 오전 기준 906원이다. 중국 다음으로 면세업계의 주요 고객층으로 꼽히는 일본인 관광객 매출도 엔화 약세로 인해 감소할 전망이다. 29일 오전 기준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00엔당 904원으로, 최저 수준에 밑돌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해외 매출이 5% 증가했지만 일본 매출은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일본 관광객은 가격과 쇼핑 혜택을 꼼꼼하게 따져 신중하게 구입하는 성향이 있다”며 “중국 관광객은 명품과 함께 한국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지만, 일본 관광객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의류, 자국보다 저렴한 화장품 등을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는 엔화 약세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여행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한중경색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언제 들어올지는 미지수”라며 “여기에 엔저 현상으로 한국 대신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면세업계에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