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尹 '반국가 세력' 발언에 충돌…"안보 걱정" vs "국민통합 부정"
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직격 與 "유엔 안보리 제재 해제 추진했던 건 크게 반성해야" 野 "국민 통합 정신에 대치…용납할 수 없는 극단 표현"
2024-06-2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을 놓고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언급은 국가 안보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며 두둔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통합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만큼 국민이 동의할 수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고 반발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께 간곡하게 한마디 하겠다"며 "윤 대통령이 어제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종전선언을 추진했던 전 민주당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책은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지기도 했지만, 전임 정부 정책을 문제 삼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대통령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역대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을 계승한 만큼 윤 대통령 발언을 국민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박정희 정부 7.4 남북공동선언,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한반도평화정책, 노무현 정부의 10.4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계승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헌법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의 선거로 뽑히고 또 국민의 동의 위에서 추진된 한반도 정책을 문제 삼아서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국민 통합의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라며 "국민들이 동의하기도 어렵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고 일갈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말이고 그럼 전임 대통령 임명해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했던 지금 현 대통령은 뭘 했다는 것이냐"며 "선을 넘어도 많이 넘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반국가 세력' 발언이 국가 안보를 우려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옹호했다. 신원식 의원은 "5년 내내 북한이나 중국 눈치 보는 것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는데, 그 우선순위 헌법적 의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굉장히 미흡했다"며 "(윤 대통령 발언에) 공감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둔하면서도 확대 해석에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해제를 추진했던 건 가장 크게 반성해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 센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지,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걸 명확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