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오르는 게 없네” 수입맥주 인상…술렁이는 韓 주류업계

편의점 묶음 수입 캔맥주 가격 9.1% 올라 국내 주류 빅3, 정부 권고에 제품 가격 동결

2024-07-02     민경식 기자
서울의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최근 수입 맥주 가격 인상을 계기로, 국내 주류시장이 또 한번 들썩일 전망이다.

이달부터 편의점 수입 캔맥주 묶음은 기존 1만1000원에서 9.1% 오른 1만20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인상 제품은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애플폭스 등 총 13종이다. 이미 지난달 한차례 기네스 드래프트, 아사히 등 11종 수입 맥주 가격이 뛰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주류 빅3(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가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주류 인상 요인 발생에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맥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107.09로 나타냈다. 지난해 1월(-0.01%) 이후 1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보인 것이다. 이는 주요 주류기업의 주류 인상 자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이 고물가 시기 기업들의 상생 경영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지만, 고물가 고통 분담에 동참하라는 일종의 압박을 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초 기재부는 주류 인상 요인을 톺아보고, 국세청은 주류업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은 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일시적인 물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지만, 수익성 흐름 확보 등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해야 하는 기업들의 사정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관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류 수요가 회복세를 띄지만, 주류업계의 시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시장 개입뿐만 아니라 출혈 경쟁 격화, 원부자재 비용 부담, 주류세 인상 등 대내외적 변수가 가중되면서다. 업계는 엔데믹 전환 이후 첫 주류 성수기 여름을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새 발판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국세청의 올 2분기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출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310만㎘) 5.6% 성장한 327만4000㎘를 기록했다. 이는 8년만의 증가세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근접한 수치다. 주류 출고량은 2014년 380만㎘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줄어들기 시작했다. 다른 관계자는 “주류 가격 형성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정해지는데, 최근 알루미늄 등 일부 원부자재 가격은 안정화 추세로 접어든 반면, 당, 농축액, 주정 등은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제품 원가 구성에 또다른 축인 가스, 전기 등 각종 유틸리티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 경비의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소비자가 먹거리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