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 쌍의 고래 싸움에 산업계 ‘휘청’

정치‧외교‧노동 세 부문서 갈등 확대 부정 시그널 이어져 침체 지속 우려

2024-07-02     신승엽 기자
한필수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정치, 외교, 노동 부문의 갈등이라는 복잡한 그물에 얽혀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은 내수 시장을 더욱 악화시켰고, 우려와 부정적인 신호만 늘고 있다. 이같은 갈등이 지속되면 국내 산업의 침체기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북아시아 외교정세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계속해서 관련 내용으로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을 당시엔 55개 국가 및 지역에서 수입규제에 나섰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 등 일부 일본 주변국가들만 일본산 식품을 규제하고 있다. 원전 폭발 이후 발생한 오염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을 거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검증 이후 해당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야당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후쿠시마 오염수 결의안)’이 지난달 30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IAEA의 설명을 듣기 전부터 반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IAEA는 오는 4~7일 중으로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오염수 방류 논쟁의 결과는 외교관계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는 그간의 무역분쟁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일본은 최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복원했다.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분쟁이 끝을 맺었다는 평가다. 산업계는 오염수 방류 논란의 결과가 일본과의 외교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일본과의 관계 회복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품질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오염수 방류 건으로 향후 외교관계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면서 “오염수의 위험도는 IAEA의 발표를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수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일본이 자국민에 위협이 될 사안을 결정했을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 리스크도 국내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우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가장 화두다. 야당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국회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의 해석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여당은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는 반면, 야당 측에서는 “노동자 보호”라고 주장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산업계의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정부에서 ‘역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구축해 노동자와 사용자의 균형이 무너졌다. 정부는 지난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3조5000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노란봉투법 통과로 노동계의 파업이 활성화될 경우, 경제계의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