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역풍 맞은 P2P 줄줄이 폐업·휴업

비드펀딩 ‘영업종료’…하이펀딩·온투인 신규대출 ‘제로’ 전체 대출의 70%가 부동산…투자 유치 못하고 상환만

2024-07-02     홍석경 기자
부동산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 업체들이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폐업하거나 개점휴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과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온투업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온투업계는 전체 대출의 70% 정도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데,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신규 투자유치는 못한 채 투자자들에게 상환만 해주는 상황이다.

2일 온투업체 ‘비드펀딩’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 및 국내의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현황 등으로 6월30일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모든 상품 상환이 완료돼 별도 청산 업무 없이 영업을 종료한다”고도 덧붙였다. 비드펀딩은 지난 2021년 1월 공공기관 채권담보대출 관리 시스템 특허를 등록한 뒤 같은 해 8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온투업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공공기관 발주 사업을 계약한 건설업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부동산 관련 개발이 위축하면서 첫 영업 개시 이후 2년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비드펀딩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0%대였지만 올해 1월 13.1%, 2월 15.8%로 크게 악화했다. 앞서 그래프펀딩도 작년 12월에 “국내외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현황 등으로 영업 종료를 의결한다”고 공지하며 비슷한 이유로 폐업한 바 있다.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업체도 있다. 하이펀딩과 온투인 등은 현재 대출잔액이 0원으로 신규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온투업계 어려움이 커진 배경은 단연 부동산 경기 침체다. 온투업의 유형별 대출잔액 비중을 보면 PF가 3.9%에 정도에 불과하지만, 부동산 담보가 65.1%로 전체 약 70%가 부동산 관련 상품이다. 이들 상품 중 적지않은 비중이 지방 사업장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방 건설사들 중 한계기업(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 비중은 지난 2018년 8.2%에서 지난해 말 16.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건설사도 전체의 36%나 된다. 건설사 10곳 중 3곳은 영업이익만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연체율 역시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온투업계의 평균 연체율은 5.01%로 작년 11월부터 계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4월 기준으로는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곳이 전체의 22.5%(11곳)에 달했다. 업체별로는 펀다가 41.35%로 가장 높았고, 피플펀드와 투게더펀딩, 8퍼센트 등 상위 3개 업체의 지난달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14.8%로, 전년 동기(1.81%) 대비 10%p 이상 급증했다. 현재 경기 침체와 건전성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온투업체들은 신규대출을 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 ‘P2P 센터’에 따르면 전체 온투업 대출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957억 원으로 작년 말 1조3422억 원에서 반년 만에 2465억 원(18%) 크게 줄었다. 한편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금융감독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리스크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담보인정비율’(LTV)을 다른 업종과 동일하게 공시하도록 조치했다. 온투업체들은 그간 자체 기준에 따라 LTV를 계산해 왔는데 투자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