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연체율’ 금융부실 뇌관 부상
시중은행·2금융 등 연체율 지속 상승
“고금리에 한계차주만 갈수록 늘어"
2024-07-02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권 연체율이 하반기 부실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더한 고금리 여파로 한계에 달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들도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5월 신규대출 연체율은 평균 0.08%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가계대출 신규 연체율은 0.9%, 기업의 신규 연체율도 0.5%에서 0.11%로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신규대출 연체율 상승은 지난해 8월 이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7월 0.04%를 기록하다가 8월 0.05%로 오른 뒤, 올해 2월 0.09%까지 올랐다.
신규연체율 상승이 전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5대 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5월 0.33%로 전년 대비 0.13%포인트 올랐다. 2021년 말 연체율 0.16%와 비교하면 1년 5개월 만에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에 5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달(0.27%) 대비 0.02%포인트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04%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 여신은 은행의 총여신 중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연체율도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전체 연체율은 5.07%로 올랐다.
연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논란이 제기되면서 저축은행이 신규대출 취급을 감소하면서 신규 연체율은 둔화됐으나 부동산 경기 하락 여파로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5.11%로 201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다만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진 2011년 2분기 26.93%와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연체율 증가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지만, 자산건전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부동산PF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 채권의 부실 발생 위험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짧은기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차주의 이자부담이 늘면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서고 있고 은행권의 준비도 충분한 상황이지만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부실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