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동산] 20·30 “집값 부담 여전”
"부모님 도움 없이 서울 내 집 마련은 꿈" 10년간 월급 18% 오른 반면 서울 집값은 75% 올라
2023-07-02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2년차 직장인 김(29‧남)씨는 “직장이 서울이라서 최대한 직장 근처에 살고 싶지만 서울에서 전월세가 아닌 내 집 마련은 사실상 부모님 도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집값이 많이 내렸다지만 서울의 경우엔 직장인 월급과 은행 대출로 집을 사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1년 넘게 하락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청년층에게는 여전히 높은 집값에 내 집 마련은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2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14.5로 조사됐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PIR이 14.5일 경우 14.5년치 소득을 쓰지 않고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월평균 실질임금은 2012년(275만원)보다 52만원 오른 327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2012년 1월 대비 2023년 1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4억9411만원에서 8억6600만원까지 올랐다. 직장인들의 월급은 10년간 18.9% 오르는 사이 서울 집값은 75%가 오른 것이다.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는 박(35‧남)씨는 “신혼부부 저리 금융 상품이 많다고 추천하는데 혼인신고를 하면 합산 소득 기준(연 8500만원)을 초과해서 저리 대출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 집 마련한 지인들도 대부분 부모님의 도움이 가능하거나 영끌로 집을 사 소득 대부분이 대출로 나가고 있는데 금리도 높아 생활고 아닌 생활고를 버텨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27‧남)씨는 “희망 직장들이 대부분 서울에 위치해 서울이나 경기도에 살게 될텐데 친구들끼리도 직장인 월급 200만~300만원으로 10억원짜리 집을 어떻게 사냐는 얘기를 한다”며 “집값이 수억원씩, 몇 개월 연속 하락했다고는 하는데 사실 수억원씩 떨어진 건 그동안 그만큼 올라 수십억원을 찍었던 아파트들이 다반사고 최근엔 전세사기나 월세 상승 등의 이유로 전월세 살이도 크게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6년차 서울살이 직장인 김(31‧여)씨는 “회사 선배들 중에 2~3년 전 집값이 오르던 시기에 영끌을 해야한다고 말하던 선배들이 있었는데 영끌을 한 선배는 은행집에 월세살이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며 “6년간 착실히 회사생활하며 돈을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집값을 생각하면 정말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다. 월급만 모아서는 서울에 내 집 마련은 정말 꿈 그 자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2022년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의 67.7%는 ‘아직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고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56.6%)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