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제 개편 '2+2 협의체' 가동…결론 도출 '난항' 예상

3일 김진표 의장 주재 '2+2 선거제 개편 협의체' 발족 "국민 공감대 마련…늦어도 7월 중순까지 협상 마무리 돼야" 의원 정수축소·비례대표 확대 등…양당 이견 첨예하게 대립

2023-07-03     문장원 기자
3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내년 4월 총선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4인 협의체'를 가동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7월 중순'이라는 데드라인을 제시하며 여야 논의에 속도를 주문했지만, 양당 간 견해차가 커 결론 도출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는 3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 '2+2 선거제 개편 협의체' 발족식을 가졌다. 회의를 주재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내년 4월 총선을 헌법정신에 맞춰 치르려면 아무리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선거제)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며 "그걸 토대로 국회 정개특위에서 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구 획정 작업을 끝내면 선거 4~5개월 전에 최종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적 공감대도 어느 정도 마련됐고 각 정당에서도 숙의 과정을 거쳤다"며 "지금 시점은 빨리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지지부진한 선거제 개편 논의에 대한 반성과 함께 최대한 빨리 결과를 도출해 내겠다고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부대표는 "선거구 획정이 법상 선거일 1년 전에 이뤄져야 하는데 선거제조차 확정 못 했다"며 "저희 국민의힘과 국회 전체가 국민에 송구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의원들의 뜻을 파악하고 있지만 우스갯소리로 '당은 초월했는데 자기 지역구는 초월 못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오늘 공개적으로 2+2 협의체 활동을 알리게 됐다. 서로 기탄없이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대한민국 백년대계를 위한 좋은 결론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송기헌 수석부대표도 "최근 정치 불신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죄송하다.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우리 국회에 있다"며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원외와 정치 지망생들을 위해서라도 정기국회 전까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양당 지도부가 결단한다면 정기국회 이전에 22대 국회 선거제도와 관련해 협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당 수석부대표는 비공개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양당이 빠른 시일 내에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큰 틀의 공감대는 이뤘다고 밝혔다. 송 수석부대표는 "양당이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해 결단을 어느 시점에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예전의 일을 반복하지 않고 양당에서 결단했으면 좋겠다. 협의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수석부대표 역시 "선거제가 굉장히 중요하고 양당의 이익이 첨예하게 부딪힌다"며 "양당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것을 어떻게 맞춰가느냐에 따라 시기가 빨라질 수도, 느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시기에 대해서는 양당 모두 김 의장이 제시한 '7월 중순'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앞서 지난 4월 19년 만에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국회 정개특위에서 의결한 선거제 개편 3개 안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정개특위 결의 3개 안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와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와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다. 전원위 이후 여야는 최종 합의안 도출을 위한 소위 구성을 논의했지만 협상이 결렬됐고, 대신 이날 '2+2 협의체'를 가동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실상 이날 가동된 '2+2 협의체'가 양당 간 지지부진한 선거제 개편 논의의 결과물인 셈이다. 의원 정수 10%(30석)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도 핵심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가 제시한 '의원 정수 10% 감축안'을 당론을 채택해 밀어붙일 태세다. 구체적으로는 비례 의석 감축 의견이 더 힘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오히려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하고 있고, 국회 정개특위 공론조사에서는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 양당 간 결론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