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올해 혜택 풍부한 ‘알짜카드’ 159종 단종
수익성 악화 우려해 발급 중단
2024-07-03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올해 상반기 혜택이 풍부해 인기가 많았던 ‘알짜카드’ 159종이 단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발급을 중단한 영향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신한·KB·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카드사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각각 139개, 20개의 발급이 중단됐다. 이는 작년 한해(신용카드 79개·체크카드 37개) 단종 상품 수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단종된 주요카드를 보면 혜택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카드가 대부분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교육비 할인 혜택으로 유명한 ‘더 레이디 클래식’ 발급을 중단했고, KB국민카드의 인기 쇼핑 카드였던 ‘탄탄대로’ 시리즈, 롯데카드는 온라인·홈쇼핑 할인 특화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등도 자취를 감췄다.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이 오르고 연체율이 악화하면서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증가하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알짜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실적을 보면 하나카드의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6.2% 급감했고, BC카드(-66%), 우리카드(-50.3%), 롯데카드(-38.6%), KB국민카드(-32.5%), 삼성카드(-11.4%)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두 자릿수 이상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혜택 축소나 발급 중단에 소비자들의 원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달 22일 더모아카드 등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도시가스 요금 분할결제를 7월 1일부터 제한한다고 공지했다가 소비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신한카드는 이에 분할결제 제한 시행 하루를 앞둔 지난달 30일 분할결제 제한 방침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를 출시 1년 만인 지난 2021년 단종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축소를 하는 게 어려우니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나쁜 카드는 단종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지속되면서 알짜카드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짜카드의 빈자리는 그만큼 수익성을 보강한 신상품들이 채우고 있다. 6월 말 기준 올해 신용카드 95개, 체크카드 14개가 신규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