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세훈이 잡으려는 강남 집값 현주소는?

강남권·비강남권 아파트 격차 더 벌어져… 강남 신고가 행진 오세훈 서울시장 집값 억제 의지… 10월 토허제 결정 영향 줄 듯

2024-07-04     나광국 기자
서울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잡기 의지를 다졌으나, 강남 집값은 고공행진을 지속 중이다.

최근 해당 지역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집값도 상승세로 전환하는 가운데 오 시장의 발언이 향후 대치동과 삼성동, 청담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종합 검토 결과와 강남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0.04% 오르면서 6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특히 강남권(0.07%)은 송파·서초·강남구 등 선호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송파구(0.26%)는 잠실·신천동 대단지 위주로, 서초구(0.12%)는 반포·잠원동을 중심으로, 강남구(0.11%)는 역삼·대치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하면서 강남 지역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이처럼 강남권 등 일부 선호 지역은 초고가 단지 위주로 가격 회복세를 띠지만 아직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은 하락 기조가 우세하다. 이에 당분간 지역별 혼조세가 지속되며 강남권과 비강남권역 사이의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은 구로·동작·영등포 등 서남 및 동북권 지역을 중심으로 하향조정돼 내림세가 계속됐다. 지역별로 △서대문(-0.06%) △강북(-0.05%) △구로(-0.05%) △마포(-0.05%) 등이 떨어졌다. 반면 강남은 대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4차 전용면적 208㎡는 지난달 27일 64억원에 중개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월 기록한 최고가 52억7000만원 대비 11억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한양 5차 전용면적 102㎡도 지난달 직전 신고가(26억5000만워) 대비 3억원 이상 오른 2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도곡동 상지리츠빌카일룸 전용면적 210㎡은 지난 5월 6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지난2022년 3월 61억원보다 4억원 오른 가격이다. 강남구 청담동 빌폴라리스 166㎡도 2021년 기록한 51억6500만원 대비 5억3500만원 오른 57억원에 거래됐고,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70㎡도 지난 4월 54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 대비 9억원 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는 오는 2024년 6월 22일까지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의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적용을 유지했다. 그동안 거래 침체를 이유로 주민들은 규제 완화를 주장했으나, 집값이 상승하면서 서울시가 보수적으로 토허제 적용 여부를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민들은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토허제 재지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서울시는 10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전반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토허제 관련 내용이 담긴 부동산거래신고법이 올해 4월 개정돼 오는 10월 19일에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역민들의 반발에도 토허제 재지정을 유지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도 초고가 대형평형은 공급이 한정되고 최근 금리가 안정되고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대기하던 실수요자들이 강남을 중심으로 매입에 나서면서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며 “특히 실수요자들이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상급지 또는 같은 단지 내 큰 평수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