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CF100‧RE100 저울질…“현실성 따져야”

재생에너지 부족한 韓, RE100 ‘비현실적’ 기업 절반은 ‘CF100’ 정확히 파악 못 해

2023-07-04     김혜나 기자
정부가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정부가 CF100과 RE100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F100(Carbon Free 100)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뜻하는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로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100% 공급하는 개념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로 필요 전력을 100% 공급하는 개념이다. 두 제도의 차이는 원자력의 포함 유무다. CF100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까지 포함한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며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은 지난 2014년부터 자체적으로 RE100이라는 국제 환경 캠페인에 나섰다.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탈원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한국은 아직 이러한 흐름에 완전히 올라타지는 못했다. 한국ESG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을 기준으로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은 32개사다.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생산되지 않는 만큼 RE100 달성은 어렵다는 평가다. 2021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1TWh(테라와트시) 가량인데, 이는 국내 전력사용량 상위 5대 기업이 사용한 전력량 총 47.67TWh보다 적다. 정부는 지리적 여건 등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국내 여건 특성상 RE100보다 원전과 수소연료전지까지 포함한 CF100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CF100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CF100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31.4%에 그쳤다. 68.6%가 CF100의 정확한 개념과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 이어 CF100 캠페인 필요성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업의 69.6%가 ‘필요하다’고 답변했지만, CF100 캠페인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17.6%만이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당장 CF100 시행이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이유로는 불확실성과 인력 및 비용 부담 등을 들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성급한 도입보다는 체계적인 지원 등을 통한 단계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친환경 경영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RE100은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환경 캠페인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CF100이 새로운 기준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RE100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약 10여년간 진행된 만큼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며 “무엇보다 CF100은 RE100의 대체재보다는 보완 제도,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하나의 단계로 생각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