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이어 시중銀도 ‘4% 예금’ 판다

LCR 정상화‧가계대출 증가세로 오름세 전망 저축은행, 수익성 악화에 파킹통장 금리 인상

2024-07-04     이보라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저축은행에 이어 시중은행도 ‘4%대 예금’을 내놓고 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대비와 가계 대출 증가세로 당분간 은행권 예금 금리는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39개 상품 중 4개 상품이 최고 연 4%대 금리를 제공한다. 금리가 가장 높은 정기예금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으로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4.2%를 준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4.02%를 ‘헤이 정기예금’ 금리는 4%를 제공한다.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도 연 4%를 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3%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5대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3.71~3.85%다. 5월 초만 해도 3.4~3.46%로 기준금리인 3.5%보다 낮았다.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예금 잔액도 늘어났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822조2742억원으로 5월 말(817조5915억원)보다 4조6827억원 불어났다. 은행들은 LCR 정상화를 대비하기 위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LCR이란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예금·국공채 등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은행 LCR은 이달부터 95%를 적용하고 오는 10월 97.5%, 내년부터는 기존 규제 비율인 100%로 정상화된다. 또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대출자금도 조달해야 한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5월부터 증가로 전환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은행의 지난 6월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5월보다 6332억원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달(1431억원)보다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갈 곳 잃은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CR 정상화에 대응해야 하는 데다 가계대출이 늘면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2~3주간 정체된 분위기 속에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소폭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저축은행과의 예금금리차는 좁아졌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년짜리 정기예금에 CK저축은행과 유니온저축은행이 4.5% 금리를 주고 OK저축은행과 청주저축은행이 그 뒤를 이어 4.41%를 제공한다. 대한‧더블‧드림‧참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4.4%다. 고금리를 주는 은행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5~6%대 금리를 제공하면서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21조357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4월에는 수신액이 7조원 가까이 감소한 114조6159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올리는 대신 파킹통장 금리를 높여 고객 이탈을 방어하려는 모양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6%(2305억원)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신금리를 인상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