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日 오염수 방류, 국제 기준 부합' 발표에 엇갈린 미중

4일 그로시 사무총장 방일…기시다에 최종 보고서 전달 美 "방류 계획 관련해 과학 기반해 투명하게 절차 추진" 中 "성급히 보고서 제출…도의적 책임·국제법 의무 위배"

2024-07-05     염재인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자 미국과 중국이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미국은 일본의 방류 계획을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중국은 정당성과 합법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IAEA 예산 분담금 비중 등을 들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국내 매체들 입장 질의에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를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해왔다"며 "일본은 방류 계획에 대해 IAEA와 적극적으로 협조해왔으며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절차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IAEA의 국제전문가 태스크포스가 일본의 처리수 방류 계획을 공정하고 사실에 기반을 둔 방식으로 평가·보고하려고 계속 노력해온 점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해양 방류 계획이 투명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이뤄졌고, IAEA 검증까지 받은 만큼 그대로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4월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자 일본이 국제 안전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실상 일본 입장을 지지해왔다. 반면 중국은 이번 IAEA 평가에 대해 "성급하게 보고서를 낸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 질문에 대한 대변인 답변 형태로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에서 "IAEA 보고서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결론 역시 전문가들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과학적 검증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는 IAEA 보고서가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의 '부적'이나 '통행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IAEA의 권한상 한계로 인해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방안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심사하지 못했다"며 "일본 측 정화 장비의 장기적 유효성을 평가하지 못했으며, 일본 오염수 관련 데이터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본 측에 핵 오염수의 해양 배출 계획을 중단하고, 과학적이고 안전하며 투명한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처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만약 일본 측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반드시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며 향후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중국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라 후쿠시마 등 10도·현으로부터 일본산 식품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방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종합 보고서(comprehensive report)를 전달한 바 있다. 보고서에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담겼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2년간에 걸쳐 평가를 했다"며 "적합성은 확실하며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IAEA 예산 분담금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조사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이 전 세계 국가 중 세 번째로 IAEA 예산 분담금을 많이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 2023년 기준 IAEA 주요국 분담률은 일본(7.7%)이 미국(25.1%), 중국(14.5%)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그로시 사무총장이 지난해 5월 방일 당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에게 우크라이나 현장 조사 지원 명목으로 IAEA에 대한 200만유로(약 28억원) 지원을 약속받는 사실 등도 이런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