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로 분산된 소비…의류‧화장품, 3분기도 막막

고물가 속 사치재 성격인 의류와 화장품 업종 타격 커 “올 하반기 모험보다는 각 사 주력사업 영역 강화 나서”

2023-07-05     강소슬 기자
패션업계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올해 하반기 패션·화장품 업계가 고물가‧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소비위축 현상이 심해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에서 유통산업에 속하는 섬유와 의류는 75, 화장품은 93으로 3분기 전망이 부정적이다. BSI 100 이하면 해당 분기 경기가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고물가일수록 사치재 성격인 의류와 화장품 업종은 특히 이런 상황에 취약하다. 화장품 업계는 비용 상승과 새로운 시장 진츨로,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반면, 시장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1조8366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1778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을 1.5%,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낮게 잡은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 전망치도 전년 동기 대비 181억원 줄은 9276억원, 영업이익은 275억원으로 하락해 ‘어닝쇼크’를 예상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인 644억원 대비 57% 이상 낮아졌다.

화장품업계는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 조치가 시행되고 중국 특수가 기대된다는 이유로 2분기 BSI가 137로 전 업종에서 가장 높았지만, 엔데믹 특수는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중국 최대 할인행사인 ‘6·18 쇼핑 축제’ 실적도 부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업계는 올해 재고 처리로 인한 매출 차감과 재고 폐기비용에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또한 중국 시장의 회복도 더딘 상태”라며 “다만 중국 소비가 점차 회복되고 있고 비중국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보복소비 수혜를 봤던 패션업계도 하반기 전망이 어둡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소비심리 위축 전망이 나오자 하반기 자체브랜드(PB), 니치향수, 신명품 등 각사 특징으로 꼽히는 ‘주력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섬은 최근 자체 여성복 브랜드 타임 론칭 3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라인 ‘더 타임(THE TIME)’을 론칭하고 국내외 유통‧해외 패션 관계자, 우수 고객 등을 초청해 패션쇼를 6일 진행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프랑스·이탈리아 향수 브랜드 2개를 들여오며 니치 향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아미, 자크뮈스, 가니 등 신명품 브랜드의 신규 매장을 잇달아 오픈하며 신규 브랜드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올해 하반기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해 모험을 하기보다는 각 사의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영역을 한층 더 강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