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보고서 존중" 정부 발표에도…국민 불안 여전
정부 국민 불안 해소 총력…"기준치 초과 오염수 방출될 일 없어" 대통령실 "IAEA 발표 내용 존중…수산물 안전 관리 대폭 강화" 갤럽 조사, 국민 10명 중 8명 '해양·수산물 오염 걱정'
2024-07-05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공개했지만 국내 여론이 심상치 않으면서 정부·여당 국민 불안감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시민사회에서도 IAEA 보고서 수용 여부를 놓고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면서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양 진영 간 대립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일브리핑을 열어 "IAEA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권위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서 (결론)내린 것에 대해 존중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은 그전부터 말씀드려 왔고 이번에도 같다"고 밝혔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오염수) 측정과 재정화 과정은 배출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반복되기 때문에 방출 설비의 설계상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수가 그대로 방출될 일은 없다고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자체적인 검토보고서는 발표 시기를 최대한 당기기 위해서 지금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최종보고서의 신뢰성 의혹에 대해서도 정부는 IAEA가 국제기구라는 점을 들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본 정부와 IAEA가 결탁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며 "IAEA도 국제적인 공신력이 있다. 수많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기구이기 때문에 공신력 있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도 국민 불안 해소에 적극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에서 "원자력 안전 분야의 대표적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 향후 IAEA와 일본 정부가 제시한 실시 및 점검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IAEA와 일본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울러 연근해 방사능 조사도 현재 92개소에서 200개소로 늘리는 등 우리 바다와 우리 수산물의 안전 관리도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IAEA 최종보고서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나섰지만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오염수 방류로 인한 '해양·수산물 오염을 걱정한다'는 의견이 78%에 달했다. 반면 '걱정되지 않는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의 49%, 국민의힘 지지층 53%, 보수층 57%, 60대 69%, 70대 이상 64%가 '걱정된다'고 답변했다(6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 응답률 10.9%,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해당 조사가 IAEA 최종보고서 발표 전에 실시됐지만, 이미 보고서 결과가 예측된 상황인 만큼 국민 10명 중 8명에 달하는 불안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도 IAEA 보고서 신뢰성을 놓고 양 진영으로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모임인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고서 내용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시한 자료에 근거해, 오염수 해양투기만을 전제로 한 편협한 검증이었음이 드러났다"며 "IAEA 보고서를 전혀 신뢰할 수 없으며, 오염수 해양투기 강요하지 말고 폐기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의 최범석 상임공동대표는 같은 날 국회 토론회에서 "막연한 공포에 사로잡혀 다시는 어두운 광풍 몰아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과학적 증거와 객관적 사실이 신뢰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백 공정언론국민연대 이사장도 "오염 처리수의 방류가 허용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가 핵심"이라며 "국제 기준에 부합 안 하면 방류 반대, 부합하면 반대명분 없다는 게 상식이다. 10대 경제 강국이며 유엔 비상임이사국에 등극한 국격에 맞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며 IAEA 보고서에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