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發 건전성 악화에 신용도 ‘뚝뚝’
웰컴·오케이저축은행 등 대형사도 ‘부정적’ 분양경기 악화 따른 PF 부실화 우려 커져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최근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잇따라 추락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한 영향이다. 5일 각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달 웰컴저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다.
단순히 웰컴저축은행만 그런 게 아니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최근 신용등급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추세다. 한신평은 키움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고, 오케이저축은행(BBB+), 바로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안 좋아진 배경은 부동산 문제가 지배적이다.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 급등한 가운데, 작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는 저축은행의 비용부담을 높이는 등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PF에는 ‘본 PF’와 ‘브릿지론’이 있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대출을 받기 전 개발자금을 고금리인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고금리 대출을 제공한 금융기관이 바로 저축은행이다.
한신평은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과도한 수준이고,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용 부담 증가로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웰컴저축은행의 본PF와 브릿지론을 합한 부동산금융 잔액은 3월 말 기준 1조4776억 원으로 총여신의 27%를 차지한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은 212%에 달한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이 164%(8350억 원)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021년 말 2.6%에서 올해 3월 말 4.4%로,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9%에서 6.8%로 각각 상승했다. 업권 평균인 2022년 말 연체율 3.4%, 고정이하여신비율 4.1%보다도 높다.
나이스신용평가도 OSB저축은행에 대해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하고, 부동산개발금융자산 등 자산건전성 저하위험이 확대, 자본적정성이 열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OSB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조달비용률 상승, 대손비용 증가로 8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저축은행 부실화를 우려하는 시각은 하반기도 지속할 전망이다.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자산건전성 모두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실적 악화에 따른 주택사업 수익성 저하로 인해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나이스신평은 ‘저축은행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 보고서를 통해 “커버리지 14개사 합산 기준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총 7조7000억 원이다. 이는 합산 기준 자기자본(6조3000억 원)을 크게 상회하고, 총 자산규모(58조9000억 원)의 약 13%의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특히 OSB·대신·한화·DB·더케이·다올저축은행 등 6개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가 200%를 상회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