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로벌 원유 공급 불확실성에 정유사 전략적 대응 난항
사우디 주도 OPEC+ 연이은 감산 러시아-우크라 전쟁 리스크 지속 원유 불확실성 확대로 유가 불안정
2023-07-06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글로벌 원유 공급 불확실성 확대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국제 유가의 흐름에 실적이 좌우되는 국내 정유사들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원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달러(2.9%) 상승한 배럴당 71.7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가 3%대에 이를 정도로 폭등한 것은 사우디아비라이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알 사우드 에너지 장관 발언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알 사우드 에너지 장관은 전날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겠다”며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 동맹의 일환으로 러시아·사우디 석유 협력이 여전히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 3일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8월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알제리도 8월 생산량과 수출량을 각각 50만 배럴과 2만 배럴씩 줄인다. 문제는 OPEC+ 이런 감산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사우디가 감산 결정을 발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알 사우드 에너지부 장관은 “OPEC은 책임 있는 시장 규제자로 남을 것”이라며 “가격 변동성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OPEC+는 지난 4월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깜짝’ 추가 감산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달 OPEC+ 정례 장관급 회의 후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OPEC+의 연이은 감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우상향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배럴당 70달러 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60달러 후반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도 국제 유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러시아 내분은 국제유가를 급등하게 만들 수 있는 불안 요소였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북유럽은행 SEB의 수석 상품 분석가인 브르네 샤일드롭을 인용해 “러시아의 내분은 세계 원유 공급에 대한 위험이고, 내홍이 확대되면 원유 공급을 방해한다.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러시아 내전이 본격화돼 장기화로 치달으면 파이프라인이 막히거나 석유 터미널이나 항구가 점거돼 공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프리고진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하면서 러시아 내전은 하루 만에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