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름장사는 옛말”… 정유사, 변해야 산다

지속가능성장 막힌 정유업… 전국 주유소 감소세 정유 4사. 2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80%대 급감 예상 석유화학 비중 확대, 자원순환·바이오 등 친환경 투자

2024-07-06     이상래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변신한다. 지속가능한 성장 절벽을 마주한 정유사들이 사업재편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에쓰오일은 6일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 공정에 투입해 저탄소 친환경 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한 실증 특례사업을 본격화한다. 정부부터 관련 산업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면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앞으로 2년간 실증 기간 동안 최대 1만톤의 열분해유를 기존 정유 화학 공정에 투입해 자원순환형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와 원유의 혼합 비율을 조정해가면서 전체 제품 수율 변화와 공정 영향성을 평가하며 친환경 제품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처럼 국내 정유사들은 친환경 사업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에서 글로벌 포럼을 열었다.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기 위함이다. 김준 SK이노 부회장은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자원순환 등 그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62년까지 올타임 넷제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사업 전환을 위해 SK이노는 최근 1조1800억원의 유상증자도 추진했다. GS칼텍스는 최근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그룹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 및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로레알과 함께 GS칼텍스의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적극 활용해 친환경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GS칼텍스는 기존 사업의 탄소 감축과 수소,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등 저탄소 신사업을 본격화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도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인 신성산업과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용기를 공동 개발해 자사 윤활유 브랜드인 엑스티어 제품군에 도입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친환경 사업 없이는 정유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투명하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유사 고객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는 2018년 말 1만1750개에서 올 5월 1만1100곳으로 줄었다. 당장 올 2분기 실적도 어렵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83.1% 감소한 3932억원으로 추정됐다. 에쓰오일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2.8% 줄어든 2967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