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치솟은 인뱅 대출문턱 높인다
4월말 인터넷은행 대출 연체율 0.85%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금융당국이 5대 은행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추가 인가를 검토하고 있지만 정작 인뱅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연체율이 올라 중‧저신용자 대출에 선뜻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로 대출금리를 더 이상 가만히 둘 수 없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겠다는 설립 기치를 고려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셈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신규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4월 말 인뱅의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0.85%로 2022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라고 밝혔다. 같은 기준 전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0.34%)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출에 힘입어 4월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92조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신규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연체 차주의 채무조정이 증가하며 연체채권 대손상각이 지연돼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조5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저신용대출은 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대출이다.
인뱅의 중·저신용대출은 2020년 8212억원에서 일 년 새 10배 이상 폭증했다. 시중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중‧저신용 대출을 줄였지만, 반대로 인뱅은 설립 취지에 맞춰 규모를 늘렸다.
인뱅의 금리 문턱은 높아졌다. 은행연합회 신용대출 개인신용평점(KCB 기준)을 살펴보면 인뱅 평균 하위 구간(801~900점) 금리은 연 6.43~7.75%다. 시중은행 평균(연 5.96~6.67%)에 비해 상단이 1%포인트(p) 가량 높다.
구체적으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6% 중후반대다. 카카오뱅크만 5% 초반대다. 인뱅은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등 대출에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막상 상황은 여의치 않다. 신용대출 최저 금리 수준은 카카오뱅크 연 4.9%, 토스뱅크 연 5.4%, 케이뱅크 연 6.8%다.
인뱅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눈치도 보고 있다”며 “향후 기준 금리가 다소 떨어진다면 대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