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칼 빼든 정부, 알뜰폰 키우고 신규사업자 지원한다
과기정통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발표... 알뜰폰 육성·도매제공 의무제도 도입 골자 신규사업자 시장 진입 지원... 통신3사 자회사 점유율 규제 개선 이통3사·장비업계 우려 높아... “실적 줄며 투자 동력 약화될 것” 알뜰폰 업계 기대·우려 공존... "방향성 환영하나 지속가능 대안 찾아야"
2024-07-06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정부가 통신시장의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신규 사업자 진입장벽 완화와 알뜰폰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한 이번 정책은 통신시장 경쟁 구조 개선과 유무선 통신 인프라 투자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통신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을 촉진해 궁극적으로 가계 통신비 지출을 줄이겠단 전략이다. 정부는 통신 3사 과점 체제를 깰 수 있는 대항마로 제4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을 꺼냈다.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키우겠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4 이통을 위한 전용 주파수를 할당하고 망 구축 투자 비용과 설비 구축 등의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우선 신규사업자가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28㎓ 대역 전용주파수와 앵커주파수를 함께 할당한다. 주파수 이용 기간은 5년이며, 3년간 독점 운영할 수 있다. 정부는 신규 진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최저경쟁가격을 산정하고 망 구축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 구체적 방안은 오는 11일 토론회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또 신규사업자가 네트워크 미구축 지역에서 기지국·코어망 등 타사 네트워크 공동 이용을 요청하면 대상 사업자가 의무 허용하도록 조치한다. 이를 통해 일부 산간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케이블 TV 가입자망 등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업자의 통신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착수할 예정이다. 알뜰폰(MVNO)의 경우 사업자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도매제공 의무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도매대가 산정방식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알뜰폰 사업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설비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알뜰폰 주 이용층이 젊은 층으로 이동했단 점을 감안해 이미지 재정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자체설비 보유 사업자(풀MVNO)나 다량 가입자 보유 사업자 등이 데이터를 통신사로부터 대량으로 선구매할 경우 할인 폭을 대폭 넓한다. 단말기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과 관련해 유통망의 단말기 추가지원금 한도를 현행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해 단통법 개선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이용자가 단말 종류와 관계없이 LTE·5G 요금제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 선택권을 넓힌다. 이용자 중심 요금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통신 3사가 이용자의 이용 패턴에 기반한 최적요금제를 고지토록 했다. 또 통신 분야 마이데이터를 통해 민간의 요금제 비교·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한다. 여기에 통신3사 영향력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통신3사 자회사 점유율 규제를 개선하고, 중소기업 육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5G 중간요금제 다양화, 알뜰폰 시장규모 확대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으나, 통신시장이 그간의 독과점 체계에서 비롯된 고착화된 카르텔적 상황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경쟁 친화적인 시장환경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책에 알뜰폰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도매제공 의무화를 통한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회사 점유율 규제로 인해 업계가 축소될 수도 있어서다. 통신 장비 등 산업 생태계의 경우 부정적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통신 장비 업계의 실적은 통신사 투자 의존도가 높은데, 통신사의 실적 악화가 투자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의 자생력을 키워 통신시장 경쟁 구조를 개선하겠단 방향성은 환영한다“면서 ”이통 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이 축소될 수 있어 독자적인 신규 영역 확장에 대한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