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종에 편중된 인천 서부권 소각장 예비후보지 선정, 과연 공정한가?
2024-07-07 강후공 인천 중구의회의장
매일일보 | 쓰레기 소각장은 대표적 혐오시설 중 하나다. 소각장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내 뒷마당에는 안된다)현상’을 넘어 건립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입지 선정에는 인근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설득과 이해의 과정이 필요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에 따라 선정되어야 한다.
얼마 전 인천 중구, 동구, 옹진군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소각장인 서부권 자원순환센터의 예비후보지로 중구의 영종지역 5곳이 선정됐다고 한다. 2026년부터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고 쓰레기가 발생한 지역에서 처리해야 하는 원칙을 대비하기 위해, 인천시는 2021년부터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입지 후보지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며 자원순환센터 신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권역별로 광역소각장 3곳을 신설할 예정인데, 그 중 서부권은 중구, 동구, 옹진군 중 한 곳에 소각장 시설을 건립해야 한다. 그런데 서부권의 예비후보지로 중구 원도심 및 영종, 동구를 검토하던 위원회에서 6월 말 갑자기 중구 원도심, 동구를 제외한 중구 영종에만 5곳의 예비후보지를 결정한 것이다.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며,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정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소각장 신설은 2020년부터 시작되어, 입지선정위원회를 여러차례 열었지만 아직 인천시 내 후보지가 확정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서부권의 경우 애초에 중구 남항 환경사업소에 설치하려 했으나 인근 주민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까지 2년5개월 남았지만 이처럼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으로, 조속히 입지를 선정할 필요가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예비후보지가 모두 영종이라는 특정 지역에 편중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선정 과정에서 영종지역 주민들에 대한 협의 및 설명 그리고 주민들의 참여는 과연 있었는가? 기존의 유력 후보지였던 남항 환경사업소가 주민의 극렬한 반대로 제외되었듯 이번 영종 지역 내 예비후보지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얼마나 클지를 예상했다면 이러한 선정 결과가 나왔을까? 우리 중구의회는 인천시에 이번 결정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영종 주민들은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영종 공항신도시에는 이미 소각시설이 있어 인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감내하고 있으며, 영종국제도시의 인구가 청라국제도시 인구를 앞지르는 등 인구는 날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송도, 청라에 비해 교통 및 의료 등의 생활 인프라 구축 속도는 너무 느려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민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소각장의 추가 조성과 관련된 사항을 어떠한 사전 협의 및 설명 없이 추진한다는 말인가? 영종 주민들은 불안,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인천 중구의회는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인천시는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설득과 이해의 과정이 누락된 이번 예비후보지 선정을 철회하고, 다시금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자원순환센터 예비후보지를 결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