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디지털 뱅크런 등 유동성 위험 대응”

2024-07-07     홍석경 기자
김주현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디지털 뱅크런’(스마트폰을 이용한 예금 대량인출) 등 유동성 위험에 대한 대응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지연되며 취약차주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연간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사상 최대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추진 방향으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그는 초고속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언급하며 디지털 뱅크런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36시간 동안 420억달러의 자금이 스마트폰 뱅킹으로 빠져나간 SVB 사태에서 보듯 디지털 뱅크런은 위기 전파 속도를 가속화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리스크 차단을 위한 신속한 긴급 정리 제도 마련, 예금보험공사 금융안정계정 도입과 함께 한국은행 대출 제도 개편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기 시 빠르고 효율적인 유동성 공급을 위한 제도 개선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1년간 최대 과제였던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 하반기에도 금융당국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내외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실물경제 회복 지연에 따른 가계·기업 부채 상환 여력 감소,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시장 곳곳에 불안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대응뿐 아니라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프로그램의 대상 및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 연체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서는 “연간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 10조원에서 1조원 이상 확대해 사상 최대 규모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기능 효율화, 서민금융 재정 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도 올해 중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일각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요구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구조적인 노력 없이 자꾸만 빚으로 문제 해결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DSR 원칙은 가능하면 저희는 지키려고 한다”고 답했다. 금융규제 및 제도 개선을 통한 글로벌 금융회사 육성 정책도 본격 추진된다. 김 위원장은 “금융과 비금융 간 융합을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금산분리 및 업무 위·수탁 규제 정비를 3분기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8월 중 수출금융 종합 대책 발표, 연내 빅테크 규율 체계 정비 방안 발표 등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