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의견 일색 증권사 보고서 사라지나

올해 ‘매도’ 의견 제로…금감원 리서치 ‘독립성’ 개선안 마련

2024-07-09     홍석경 기자
실적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금융당국이 ‘매수’ 일색인 증권사 리포트 관행에 대한 개선에 나선다. 올해 1~6월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코스피 시가총액 1~10위 종목 분석 리포트 1000여건 중 ‘매도’ 의견을 제시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금융감독원은 리서치부서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와이즈리포트에 올해 1~6월 게재된 코스피 시총 1~10위 종목 리포트 1034건을 분석한 결과 매수 의견이 1033건으로 집계됐다. 목표주가 하향도 극히 드물었다. SK하이닉스 9건, LG에너지솔루션 8건, 삼성바이오로직스 8건, 삼성SDI 7건, LG화학 6건, 네이버(NAVER) 5건 등으로 목표주가를 내린 리포트가 10건 이상인 종목은 없었다. 코스닥의 경우 코스피보다 매수 리포트 비중이 작았으나 매수 의견에 편중된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매도 리포트는 4건으로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과 시총 2위 에코프로에 대해 2건씩 발간됐다. 올해 들어 폭등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중립 의견이 각각 12건, 4건 제시됐다. 펄어비스의 경우 리포트 29건 중 15건은 매수, 14건은 중립 의견이었다. 금감원도 이에 대해 객관적이지 못하다며 강하게 질타하고 나선 상황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등과 증권사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SG증권발 폭락 사태’ 당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 급락 8개 종목 중 4개만 리서치 보고서가 있고 이 가운데 3개는 모두 매수 의견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것을 언급하고서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함 원장은 증권사들이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시장 환경만 탓하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이 조사분석자료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예산 배분, 공시 방식 개선 및 독립 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국내 시장의 높은 매수 포지션 비중, 리서치보고서 무료 제공 등이 리서치 관행에 영향을 미친 점이 있다면서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시장 참여자의 인식 개선 및 증권사의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