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선거 앞두고 점(占) 보며 점(點) 매기는 정치인들

2024-07-09     최대억 기자
최대억
매일일보 = 최대억 기자  |   영어 어순의 뼈대는 S+V+O+OC로 품사(品詞)를 동반한다. 품사는 단어를 기능, 형태, 의미에 따라 나눈 갈래이고, 준동사(準動詞)를 알게 되면 회화에 익숙해진다. 시제의 변화가 간단하고 동사, 형용사, 양사를 중첩해 사용하는 한어(漢語)는 4개 술어문(동사·형용사·주술·명사술어)이 골자다. 어떤 학문이든 기본을 잡아야 심도(深层次)로 이어지고 월담하면 얼른 들킨다.

역학에서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논리로 해석하는 ‘명리학(命理學)’ 역시 연월일시(年月日時)의 4개 기둥, 8자를 뼈대로, 인간관계를 나눈 육친(六親)론이 품사에 비유되며, 대운(大運)을 알게 되면 윤곽이 보인다.
여기서 대운은 10년 단위의 운으로, ‘인생 대박의 운’ 뜻이 아니다.

어법은 단어와 관용어 등 습득 및 활용에서 개인차가 분별되듯, 명리 역시 20만 여개 경우의 수(변인) 적용 능력에 따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법전(法典) 몇 곱절 이상의 구절 수로, 필자는 이를 암기한 자를 본적 없다.   전 세계적으로 학·석·박사 논문에 비교하자면, 1편 쓰는데 20만 여개의 독립변인 적용과 같은 이치다. 혈액형과 라이프스타일을 20만 여개로 쪼개어 가족과 사회적 육친관계(친구, 동료, 선후배 등)의 개개인과 대입하면 지구상에서 단 한명만의 운세가 나온다는 의미다. 열 쌍둥이라도 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에 중국에서 저술된 사고전서(四庫全書)에 명리학의 내용이 기록된 것을 알게 된다. 청나라 건륭제 시기에 대형 총서인 사고전서가 편찬될 당시 조선의 정조는 이 책을 구하려 애 썼으나 실패했다. 훗날 단재 신채호 선생이 북경에 머물며 역사 연구로 자료 탐독이 필요해 공산당의 초기 지도자인 진독수(陳獨秀) 등 중국 지식인들과 접촉, 북경대학교 도서관의 허가를 받아 한국인 최초로 그 전서를 열람한 바 있다. 필자 역시 중국을 왕래하며 역(易)·명리학을 수학(修學)한지 시나브로 17년에 머물러 여전히 예상·실제 간 임상 괴리를 반복 학습중이다. 다만 육친관계에서 상처받은 심리 치유에 주안(主眼)을 둔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점집 찾는 건 흔히 알려진 얘기다. 작년 대선에서 결정적(?) 조력자인 을미일주(乙未日柱) 안철수는 당일(辛酉日)에 이어 익일(壬戌日) 삼형(三刑)지장간 속 신금(辛金)이 투출, 미미했으나 편관(偏官)운이 한몫했던 바, 당시 상대 후보(이재명)보다 그 운이 비교적 약하고도 생조(生助) 받은 일지 편인(偏印)의 상관(傷官)격 윤석열은 경거망동 않고 필히 겸손해야 함에 정통 명리학자들은 공감한다.  덕(德)이 있고 없음은 인성(印星) 유무(有無)에 달렸고, 스스로 없는 오행은 타인이 채움에 있어 길흉(吉凶)이 좌우될 수도.    내년 총선 등 정계를 꿈꾸는 자는 점집보다 거울 찾아 양심의 눈에 응시함을 조언한다. 명리의 기초이자 용신(用神)에 따른 직업 분류상, 財(부자)·官(고위직)·印(학자)·食(기술자)·比肩(중개인)·劫財(도둑)·傷官(사기꾼)·偏官(살인범)격(格)중 알법한 “나는 무슨 격인가?”부터 수신(休身)하고, 제아무리 정해진 ‘천운(天運)과 기수(氣數)도 마땅히 지키고 행할 큰 도리의 노력에 의해 쓰임이 바뀔 수 있음’에 실천하길 바란다.  993년 요나라(거란)의 제1차 침입 때 ‘거란에 조공하고 싶어도 여진족에 막혔다’는 외교술을 발휘, 사대를 확약 받은 거란이 자처해 여진을 축출하자 강동 6주를 거머쥔 서희(徐熙)에게 우리 여야(與野)가 어찌 ‘거란에 사대한 비겁한 사기꾼이자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라 척(隻)지겠는가! 칼날을 자국민에 돌린 인성(印星) 품은 상관(傷官)이 아니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