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로시 방한 맞춰 '日 오염수' 국민 우려 해소 총력…"국제 기준 부합 확인"
7일 우리 측 자체 보고서 발표…"우리 해역 영향 유의미하지 않아" 그로시, 박진·유국희 잇달아 만나 IAEA 보고서 설명 민주 " IAEA 공정성·중립성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2023-07-09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부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한에 맞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우리 측 보고서를 발표하며 국민 불안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도 국내 언론과 야당을 잇달아 만나 IAEA 보고서의 신뢰성을 강조하는 등 일본 주변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IAEA의 공정성과 중립성, 신뢰성을 밝혀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IAEA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우리 측 자체 과학·기술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 오염수 방출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지난 5월 후쿠시마 원전을 시찰한 내용 등을 종합한 것이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 배출기준을 충족하며 삼중수소는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함으로써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며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방 실장은 "일본의 최종 (방류)계획이 확정돼 발표되는 단계에서 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성 여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IAEA 최종 보고서 발표와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 일정에 맞춘 우리 측 보고서 발표 등에 비춰 사실상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7일 방한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주말 사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등을 만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검토 보고서 내용을 우리 측에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8일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안전성 검증과 국민적 안심을 위한 IAEA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 아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배출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에서 안정성이 검증돼야 하며, 국제법·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같은 날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도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해 최근 IAEA가 발표한 종합 보고서의 과학 기술적 검토에 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유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한 후속 검증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그로시 사무총장이 "가능할 수 있게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직접 방한해 우리 정부 측에 보고서의 과학적 신뢰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오염수 방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내 언론에 '오염수는 나도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IAEA 사무총장이 핵 폐수 방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IAEA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IAEA는 일본의 방류 계획을 지지하거나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더니, 갑자기 오염수를 마시고 오염수에서 수영하겠다는 건가"라며 "그로시 총장이 밝혀야 할 것은 오염수 마시기나 수영하기가 아니라, IAEA의 공정성과 중립성, 신뢰성"이라고 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와 면담을 가진 뒤 출국해 뉴질랜드와 태평양 도서국인 쿡 제도를 방문해 일본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