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놓고 여야 격돌…"우스운 꼴" vs "국정난맥"
與 "공들여 다 차려진 밥상에 침 뱉고 엎어버린 꼴" 野 "후안무치한 피해자 코스프레 당장 멈춰야"
2024-07-09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놓고 여야 간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선동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본인이 공들인 사업에 본인이 무산시켰다고 공세를 펼쳤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9일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라는 말은 지금 민주당의 모습 그 자체"라며 "오죽 시비를 걸었으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양평군의 숙원사업을 백지화한다고 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양평군민들의 편의를 고려한 사업이라는 본래 취지는 묻힌 채, 사업을 본인의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버린 민주당에 부득이하게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를 두고 장관이 기분 나빠 일 때려 친다, 무책임 등을 운운하면서 주특기인 거짓선동으로 또다시 여론을 물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지만 2년 전 민주당도 같은 노선을 요구했으며 해당 노선 나들목 인근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땅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스운 꼴이 됐다"며 "10년간 공들여 다 차려진 밥상에 민주당이 침을 뱉고 밥상을 엎어버린 꼴이 됐다"고 거론했다. 아울러 양평군수와 국민들이 민주당 당사에 이날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이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정부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 일가 관련 의혹을 해소하는 모습 대신 무책임하게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는 입장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 라인으로의 느닷없는 노선 변경도, 쌩뚱 맞은 전면 백지화 선언도 모두 원 장관이 결정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마치 이번 사태의 원인이 민주당에 있다며 남 탓하는 행태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원 장관을 비롯한 정부·여당은 후안무치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1조8000억원짜리 대형 국책사업을 제 맘대로 변경하다가 국민 의혹이 커지니 사태를 모면하려 전면 백지화로 꼼수 부리는 것 아니냐? 심각한 국정난맥의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온갓 가짜뉴스를 만들어 책임을 회피하고 김 여사 일가를 덮어주려 해도 갑작스런 노선 변경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지워지지 않는다"라며 "원 장관은 국책사업을 엎어버린 장본인으로서 지금 사태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사임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놓고 양비론적 지적도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본인의 페이스북으로 "민주당 대표는 기승전 김건희 프레임으로 정치적 재미를 보려는 술수를 부리려하고 국토부 장관은 전면 취소하겠다고 대응해 국민의 삶은 뒷전으로 내팽개쳐지고 말았다"며 "즉시 정치적 대응을 멈추고 원안으로 추진해서 정쟁 소지를 없애거나 양평군, 시민배심원, 교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3의 기구를 구성해서 추진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