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후쿠시마 방사능 공포에 ‘금값’된 소금…정부는 뒷짐만

2023-07-10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소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방사능 공포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리 소금을 사두려는 소비자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마트는 물론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소금을 구매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온라인 몰에서는 천정부지로 오른 소금만 남아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부터 비축 소금 400t을 공급하기로 하자 일부 대형마트 앞에서는 이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전처럼 정가를 주고 소금을 사는 것에 대해 ‘특템’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업계는 지난달 소금 매출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마트는 오염수 방류 설비 시험 운전이 시작된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소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3%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소금 매출은 150% 늘었다. 온라인에서도 소금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쓱닷컴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소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배 올랐다. G마켓에서도 소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올랐으며, 티몬에서도 소금 판매량 16배, 천일염 판매량은 무려 151배나 늘어났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7개 농협·수협에서 파는 2021~2022년산 천일염의 개인 구매가 늘었다. 6월 중순까지 파악된 직거래 물량이 5월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가격이 5월보다 20%가량 올랐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를 이르면 7월에서 8월 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적어도 2053년까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된다. 정치권에서는 오염수 방류가 실제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놓고 갑론을박만 벌이고 있다. 정부는 해류 특성상 해류 특성상 국내 인근 해역에는 5~10년 후에 유입될 것이고, 바닷물로 오염수를 희석하고 각종 설비를 거치면 유해한 수준의 방사성 물질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 심리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소금에 이어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까지 미리 사두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다시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9% 증가했고, 미역은 69.9%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달 다시마와 김과 같은 해조류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보관해도 괜찮은 품목부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이뤄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현재로서는 명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소금값 상승을 두고 올해 들어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천일염 생산량이 감소했고, 생산자들이 장마철을 앞두고 출하량을 조절해 가격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보면 정부의 상황 인식이나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하루빨리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