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고속도로' 극강 충돌…野 "김건희 로드" 與 "음모론"

연일 '강 대 강' 설전…7월 임시국회 '암울' 이재명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 의혹 전형" 윤재옥 "원안 종점에 민주당 전 군수 일가 땅"

2024-07-10     문장원 기자
민주당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놓고 연일 강 대 강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형"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국민의힘은 원안 종점 인근에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와 일가의 땅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역공했다. 노란봉투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쟁점 법안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까지 겹치며 7월 임시국회도 험로가 예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로드' 많이 들어보셨나"라며 "지금까지 많은 국정농단 사례들을 봐왔지만 수조 원대 국책 사업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옮기는 것을 처음 봤다. 이런 게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에 국토부에서 먼저 노선 변경을 양평군에 제안했다고 한다"며 "이번 사건은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형이다. 대통령실과 장관을 포함해서 어느 선까지 사태에 개입된 것인지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사업 백지화를 철회하고 원안대로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대표는 "대통령 공약 파기 사례에 또 하나를 더하지 말고 원안 추진을 조속히 선언해서 혼란을 중지시키기를 바란다"며 "이건 국토부 일이 아니라 대통령이 관장한 국가의 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즉시 나서서 이 사태를 정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아무리 백지화 소동을 벌여도 본질은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며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추진을 선언하기를 바란다. 더 이상의 사회적 비용을 우리가 치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7일 민주당은 양평 고속도로 원안 추진을 위한 원안 추진위원회를 구성을 하기로 한 바 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의혹 제기를 '음모론'으로 일축했다. 그러면서 소속 전임 정동균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이 원안 종점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내로남불'로 국면 전환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의 주장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지금의 음모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잘 알 수 있다"며 "유일한 팩트는 대안 노선 종점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위치하는 것인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안 노선의 종점 부근에는 민주당 소속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이 널려있다고 한다.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민주당이 원안을 고집한 것은 전 양평군수 일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전직 양평군수의 셀프 특혜 의혹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전 군수와 현직 위원장이 주도하던 개발계획을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로 둔갑시킨 민주당에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정작 원안의 종점에 민주당 출신 군수 가족이 1만㎡의 땅을 보유하고 민주당이 신설을 요구한 강하 IC 부근에서 김부겸 전 총리의 전원주택이 있다"며 "이제라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스토킹 정치에서 벗어나 상식을 되찾고 양평군 주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질타했다. 한편 고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업 재추진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세종 주상복합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안전점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거짓선동에 의한 정치공세에 민주당이 혈안이 돼있는 한 양평군민이 안타깝고 국토부도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지만 추진할 수 없다"며 "민주당 공세에 계속 끌려가면 사업도 안 되고 앞으로 유사한 사례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거짓 선동에 의한 정치공세는 확실히 차단시킨다는 차원에서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