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너도나도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2023-07-10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올 들어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늘리고 있다.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납부해야 할 원리금이 줄어들어 DSR 규제가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7일부터 △하나 아파트론 △하나 혼합금리모기지론 △하나 변동금리모기지론 △하나 혼합금리모기지론(변동금리대환전용) 등 주담대 상품 만기를 50년으로 늘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농협은행도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 만기를 50년으로 연장했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주요 주담대 상품 만기를 최장 50년 이내로 10년 늘렸다. 대상 상품은 △DGB장기모기지론 △신축APT잔금대출 △DGB HYBRID모기지론 등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초장기 주담대 출시 DSR 규제와 이자 상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Sh수협은행은 올해 초 5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았다. 주담대 상품인 △Sh으뜸모기지론 △바다사랑대출의 최장 만기를 50년까지 늘렸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만기를 늘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주담대 만기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주담대 만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수요에 발맞춰 만기 50년 주담대는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이 주담대 만기를 연장하는 것은 대출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대출 기간을 늘리면 매년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든다. 이에 DSR 규제를 적용받는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차주들은 대부분 대출 기간 중 해당 주택을 매매하기 때문에 만기를 다 채우지 않고 조기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상환기간이 길어질수록 총 상환금에서 차지하는 이자 규모는 늘어나기 때문에 총 대출상환액은 증가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앞서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하면 궁극적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금리변동 위험을 제공기관이 떠안아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월 상환 부담이 작은 초장기 대출을 제공하되, 은퇴 이전 대출 상환이 끝나도록 설계된 상품의 제공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