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분리징수 결정에…野 "국민 저항 시발점 될 것"

11일 국무회의서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안 의결 민주, '통합징수' 담은 방송법 개정안 발의 맞불 與 "편파 방송 오명 씻으라는 국민의 명령"

2024-07-11     문장원 기자
전기요금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부가 전기요금과 KBS·EBS의 텔레비전 방송수신료 징수를 분리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자 야 4당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국민 저항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은 시행령 상위법인 법률 개정으로 분리 징수를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두고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방송수신료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수정안을 의결했다. 구체적으로는 KBS의 지정으로 수신료 징수 업무를 위탁받은 자가 KBS 수신료를 납부통지·징수할 때 자신의 고유 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해 행할 수 없도록 했다. 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공포되면 바로 시행된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개정안을 재가할 전망이다. 야권은 정부가 언론 장악의 서막을 열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저지 야 4당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되면 '수신료를 무기로 한 공영방송 옥죄기'가 현실화된다"며 "용산 대통령실이 주도하고, 독립성을 내팽개친 방송통신위원회가 들러리 선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내용적 합리성도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한 '위법한 개정'"이라고 성토했다. 공대위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시행령 개정은 정권의 뜻대로 방송을 장악하는 출발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국민 저항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윤석열 정권에 민주시민과 손잡고 함께 맞서겠다"고 밝혔다. 수신료와 전기요금의 분리 징수를 통합 징수로 원상 복귀 시키기 위한 방송법 개정에도 나섰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대표 발의한 방송법 일부개정안에서 수신료 징수 위탁과 고유업무를 결합하도록 했다. 현행 시행령에 규정된 수신료 징수방식을 법률로 아예 못 박은 것이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에도 통합징수를 법률로 규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를 계기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재탄생을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영방송이라는 이유로 오직 KBS 수신료를 강제적으로 납부하게 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의견은 경제적인 원칙을 근거로 한 국민 여론이었다"며 "이제 공영방송 KBS도 좀 더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전달, 우리 사회 전체의 공익 증진을 위한 선한 영향력 확산 등과 같은 본연의 역할로 변신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최근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리 징수는 방만 경영, 편파 방송의 오명을 씻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KBS는 자정하는 모습으로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