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무위원들 "보훈부, 與 지시에 회의장 무단 이탈…국회 무시"

11일 공동 성명…"이석하려면 반드시 위원장 허락 있어야" "납득할 만한 조치 없으면 예산 및 법안 등 다루지 않을 것"

2024-07-11 문장원 기자

지난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가보훈부 차관 등 공무원들이 회의 도중 민주유공자법 처리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 지시에 따라 회의장을 '무단이탈'한 일에 대해 "행정부의 국회 무시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 13명은 1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입법부를 모독한 보훈부의 행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정무위 법안1 소위에서 4·19, 5·18 외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사망·부상·유죄판결 등 피해를 입은 이들을 예우하는 내용의 민주화유공자법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법안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갔고, 이 과정에서 보훈부 관계자들을 향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헌정 초유의 사태다. 보훈부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과를 비롯한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사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장관이 '직을 걸겠다'며 민주유공자법에 대한 음해성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회의에 출석한 공무원이 이석하려면 반드시 위원장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며 "소위 위원장의 허가가 없음에도 여당 의원들의 말 한마디에 자리를 벗어난 것은 명백한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이다. 국민을 대의하는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자 삼권분립을 위배한 위헌적 행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민주당 정무위원들은 보훈부 공무원의 정무위 회의 출석을 거부할 것이며, 보훈부의 예산과 법안 등 어떠한 사안도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내지도부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채회의에서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고 방해한 헌정 초유의 사태"라며 "소위 위원장의 분명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당 의원의 말 한마디에 자리를 벗어난 것은 명백한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송 수석부대표는 지난 3월 당시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행정안전위원장이 허락없이 이석한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어디에서 배워먹은 것이냐" "누구 마음대로 거기에 앉냐"라고 질타한 사실을 언급하며 "행정부가 국회 권위를 대놓고 무시한 행태에 눈을 감고, 심지어 이런 행태를 조장한 여당은 국민들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부의 권위를 훼손하고 짓밟은 보훈부의 행태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보훈부 장・차관과 사태를 조장한 여당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