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여전한 노조 리스크…"위기 돌파 위해 협력 중요"

민주노총, 총파업 전개…산별 노조들도 참여 외국인들,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유로 "노조"

2023-07-11     박규빈 기자
서울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국내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도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외국인들 역시 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노조 리스크를 꼽은 만큼 노사 양측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경제 활력 제고 △민생 경제 안정 △경제 체질 개선 등 '성과 창출 3대 중 과제'와 '미래 대비 기반 확충' 등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수출 기업들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교역액 기준 상위권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에서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고금리 탓에 수출 기업의 25%는 이자보상배율이 취약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정부는 무역업계의 애로사항을 인지해 184조원 규모의 무역 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한국무역협회는 하반기 정부 경제 정책이 국가 전략 기술 지원 범위를 넓히고, 연구·개발(R&D) 지원 체계 개선과 이민 정책 개편과 같은 기업 경영 환경을 개선해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업계는 경제 난국을 타개하고자 각종 노력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은 전국 단위 총파업을 강행하며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추는 등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판매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편 △임금 10% 인상 △2022년 기체결 단체 협약 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성과급 수령을 위해 달성해야 하는 최저 매출 목표 하향과 현행 0.7% 수준인 성과급 지급률 인상, 판매직군-비 판매직군 간 성과급 차별 철폐 등을 주장하고 있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산하 현대차·HD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에 나섰거나 예정이다. 이 경우 기업의 생산성 저하가 예상되는 만큼 노조 파업이 하반기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나 SK하이닉스 노조와 같이 임단협을 조속히 매듭지은 사업장들도 존재하지만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이 재계 전언이다.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가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노조 리스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 투자 신고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증가한 170억9000만달러(한화 약 22조1144억원)로 집계됐다. 반도체·2차 전지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노조 리스크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어 노사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외국인들은 한국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로 전투적 노조를 꼽는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년 7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주한 외국 기업 노사 관계 인식'을 조사한 결과, 138개사 중 54.3%가 한국의 노사 관계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한국 노사 관계가 일본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투자 규모를 23.4%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