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태풍피해 필리핀 지원 잇따라
이미지 제고 기회
2013-11-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금융사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법인이 존재하거나 향후 진출 예정인 금융사들은 이번 자연재해를 이미지 제고 기회로 삼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25일 서울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필리핀에 성금 3억원을 전달했다.우리금융도 필리핀의 재난 복구와 이재민 구호를 위해 지난 22일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5억원을 기부했고, 신한금융도 20일 한화로 2억1230만원에 달하는 성금 20만달러를 전달했다.하나·외환은행 역시 19일 필리핀 주민에 대한 구호 활동과 복구 지원 용도로 모금한 성금 5억원을 전달했다.보험권에서는 현대해상이 지난 18일 10만달러(1억615만원 상당)를 기부했으며, PCA생명 임직원들도 본사의 사회공헌 재단이 운영하는 매칭펀드 프로그램을 통해 연말까지 성금 모금에 나서고 있다.필리핀에 대한 거래 수수료 감면 혜택도 등장했다.외환은행은 필리핀에 복구 지원금을 보낼 때의 전신료와 송금수수료 뿐 아니라 필리핀 근로자가 본국으로 급여를 보낼 때의 송금수수료도 면제하기로 했다.또 필리핀 기업과 거래하는 수출기업의 경우 태풍피해로 수출환어음 매입대금 입금이 지연되면 어음 매입일이나 만기일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 부도유예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광주은행도 내년 1월 말까지 필리핀 수출입업체, 필리핀 출신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필리핀에 대한 해외 송금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이 같은 국내 금융사들의 활발한 필리핀 재해 복구 지원은 각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및 현지화 전략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성금과 수수료 지원을 함께 제공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경우 필리핀 금융당국의 1개국 1은행 원칙에 따라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진출한 은행이다.1983년 5월 마닐라에 첫 현지 지점을 개설한 이후,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추가로 지점을 늘려나가겠다는 하나금융지주의 의지에 따라 올해 9월 클락경제자유지역에 두 번째 영업점을 개설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현지 법인이 없거나 해당 국가 진출 계획이 당장 없다 해도 ‘어려울 때 힘이 된다’는 이미지는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동남아 주변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금융사들은 판단하고 있다.KB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초 박동창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금융그룹의 해외진출 전략은 아시아 신흥시장과 선진 금융시장 두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규점포 개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또 우리은행도 인도네시아 법인을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총 17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신흥국에서 네트워크 및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현대해상도 장기적인 고객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자동차 보험 영업을 통해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금융권 관계자는 “따뜻한 금융으로 대표되는 이 같은 지원 활동을 통해 국내와 현지에서의 이미지를 모두 재고할 수 있어 금융들이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