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 미사일 도발에 "불법행위 대가 따를 것…한미 NCG 통해 확장억제 강화"
12일 리투아니아 현지서 긴급 화상 'NSC 상임위' 주재 "한미, 독자적 군사·외교적 조치 차질 없이 실시하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한미일 실시간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3국 간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 등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윤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화상으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 및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공지를 통해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응과 제재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NATO 등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은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NATO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진 것"이라며 "오늘 NATO 회의 등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속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 그리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취할 군사·외교적 조치를 차질 없이 실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NSC 상임위원들도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민생 파탄을 외면한 채 무모한 핵모험주의에 집착하면 할수록 북한 정권의 앞날은 더욱더 암담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한의 도발은 가치 공유국 간 연대가 중요함을 보여준다"며 NATO와의 군사정보 공유 및 사이버 안보 협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4개국(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파트너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미일 외교 당국도 고위급 전화 협의를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동아시아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이날 후나고시 켄지 일본 북핵 수석, 성 김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 김건 한반도 평화협상 특별교섭본부장 등은 전화 협의에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동아시아) 지역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며,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이다"는 인식을 함께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에서 3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쯤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최고 고도는 6000㎞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5일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쏜 이후 27일 만이다.
이번 ICBM 발사는 최근 미군 정찰기의 공해 상공 정찰비행을 북한이 문제 삼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친 담화를 통해 "미국의 공군 전략정찰기가 동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지난 10일 "미국의 도발적인 공중 정탐 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